전체 일정 참가 신청: 2021년 11월 8일~2022년 1월 17일(월)주제설명회: 2021년 11월 20일(토) 오후 5:00~7:00과제 제출: 2022년 1월 24~28일(금)1차 심사 기간: 2022년 2월 7~22일(화)1차 심사 결과 발표: 2022년 2월 23일(수)최종 공개 심사: 2022년 3월 12일(토) 오후 13:00~17:30(정림건축 9층 김정철홀,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길 12 해남2빌딩) 포럼: 2022년 7월 14일, 21일(목) 과제 요강 설계과제 프로그램: 단독주택사이트: 자유 (실재하는 전국 각지, 모든 산과 들 포함)면적: 제한 없음법규: 제한 없음 제출물 콘셉트 드로잉엑소노메트릭전층 평면도단면도(2장 이상)입면도(2장 이상)배치도(적정 스케일)도면 스케일: 1:100 (치수선 없이, 스케일바 삽입)그 외 모든 자유로운 표현 가능 프로젝트 설명글 (공백 포함 2,000자 내외) 최종 심사 추가 과제 프리젠테이션 자료 (7분 이내, PDF/PPT, A3 출력물 1부, 도면 스케일 1/100)건물 전체 모형 (1/50)사이트 모형 (1/300, 바닥판 크기: 30*30cm, 주변 건물 포함) 심사위원 김효영 단국대학교와 경기건축전문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여러 젊은 건축가의 아틀리에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김효영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했다. 건축이 만들어지는 상황에 감정을 이입하여 어떤 성격을 찾아내고 표현하며, 이를 통해 생겨나는 질문으로 지금의 우리를 건축과 묶어내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영주시, 서울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공공건축가로 활동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다.
이승훈 한양대학교 건축학부정동준 한양대학교 의류학과
유예빈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구민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최호승 홍익대학교 건축학과김상호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박재용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건축학전공정유정 홍익대학교 건축디자인전공조예원 홍익대학교 건축디자인전공
우지원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노혜진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강정우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건축학전공강지원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건축학전공장호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건축학전공
이건호 USI Accademia di Architettura di Mendrisio 건축학과조영일 Carnegie Mellon University 건축학과정준우 Carnegie Mellon University 산업디자인과
유정민 국민대학교 건축학과김승묵 국민대학교 건축학과
한현수 강원대학교 건축학과
박서현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양유진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최맑은별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
이미래 단국대학교 건축학과김상윤 단국대학교 건축학과이지웅 단국대학교 건축학과
이석주 연세대학교 건축학과최인학 연세대학교 건축학과조휘준 연세대학교 건축학과
“이번 발제 제목은 ‘한국미론의 실체’입니다. 그런데 나는 한국미론은 실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일종의 깡통 발제인 셈이지요.”
‘한국성’이란 개념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찌 보면 우리가 그만큼 타자화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오늘 강연 제목을 ‘한국’, ‘철학’ 그리고 ‘현대’라고 쓰고, 각 개념어에 따옴표 처리를 한 이유는 이 개념들 모두 20세기부터 사용된 용어로, 단 하나도 전통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개념, 또는 그런 틀을 사용하여 우리 것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향을 향한 마음이 강렬해지는 것은 타향에 있을 때입니다. 우리가 어떤 의미에서 ‘한국다움’으로부터 상당히 멀리 있으므로 자꾸 한국다움을 이야기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늘 포럼을 준비하며 처음 심사위원 셋이 모였을 때를 떠올렸습니다. 한국성을 주제로 삼는 공모전의 제목을 정해야 하는데, 한국성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정면 돌파를 하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한국성을 다시 이야기한다면, 과거의 논의와는 달라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았습니다. 그런 공감대 안에서 ‘지금, 한국성’이라는 주제를 던졌습니다. 지난 시간에 민주식 교수님이 선언한 것처럼, 저도 한국성의 어떤 고유한 실체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작성한 주제설명문은 ‘왜 지금 다시 한국성을 질문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우리가 마주한 상황을 이해하고, 한국성을 질문한다는 것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위와 태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제 글은 졸문이므로, 다른 글을 빌어서 생각을 펼쳐보려고 합니다.
저는 한국성을 이야기하는 일이 굉장히 설레고,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편으로 한국성이라는 게 쉽게 정리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도 하고, 제가 느끼는 것이 한국성인지도 모르겠어요. 그저 한국에서 활동하는 한 명의 건축가로서 제가 갖고 있는 태도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1. 한국미 담론의 의미 우리는 요즈음 ‘한국미’라는 말을 흔히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실체가 과연 무엇이며 또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는지를 말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한국미라는 것은 이전부터 주어져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미에 대한 논의가 시작됨으로써 비로소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발단은 1920년대에 접어들어서이다. 초창기에는 비록 외국인 연구자들에 의해 행해졌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지만, 이후 이를 바탕으로 하여 오늘날까지 활발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야나기 무네요시와 고유섭이 제시한 한국미론이 현재까지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1960년대와 70년대에는 주로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한국미를 조명하려 했으며, 나아가 90년대 이후 세계화를 맞이하며 글로벌 공동체라는 시야 속에서 한국미가 무엇인지를 고찰하려는 반성이 일기도 하였다. 우리는 한국미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처럼 시대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하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미는 고정불변의 실체가 아니라 언제나 움직이며 변화하고 있으며, 또 새롭게 해석되고 있다.
한국성이 불거지는 조건 우선, 건축에서 한국성이 늘 문제가 되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성이란 이슈가 한국 사회 전반의 문제로 등장했던 것은 특정한 시대적 조건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단적인 예로 김수근 선생과 강병기 선생 등 일본 동경대학에서 유학하고 있던 대학원생들이 1959년에 국회의사당 현상설계에 참여했는데요. 현상설계 지침을 확인해보진 않았습니다만, 당선안으로 미루어보건대 우리나라 최초의 국회의사당 현상설계임에도 ‘한국성을 어떻게 구현하라’든가 ‘전통을 어떻게 표현하라’는 요구 조건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이승만 대통령의 호를 딴 우남회관이 지금의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자리에 지어집니다. 이 역시 굉장히 기념비적인 건물이고, 타워 부분이 10층 정도 높이로 상당히 높은 건물이었죠. 광화문 앞 육조거리라는 장소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성을 어떻게 구현해내라는 이슈는 전혀 불거지지 않았습니다. 1948년 대한민국이 해방된 후, 기념비적 건축물은 규모가 크든 작든 하나둘 건립되었지만, 한국성이 문제 되지는 않았다는 뜻입니다. 1940~50년대는 한국이 미국 주도 아래 재편되는 전후 국제 사회 속에 어떻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느냐가 더 큰 문제였습니다. 한국 국가 예산의 90% 이상이 미국의 국가 원조로 이루어지던 시절에는 한국성이란 문제가 크게 불거지지 않았다는 것이죠.
심사위원 박정현 ‘한국성’은 한국의 근대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된 1960년 이래 건축계에서 완전히 사라진 적 없는 문제적 개념입니다. 일본과 다른 정체성에 대해 묻는 부담감은 사라졌지만, 전 지구적 자본주의 시장에서 한국 건축의 문화적 배경과 내러티브를 설정해야 하는 지금도 한국성은 여전히 논쟁적 문제이자 물음입니다. 이 어려운 질문에 답해준 모든 참여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2022년 정림학생건축상은 ‘지금, 한국성’을 묻습니다. 케케묵은 것처럼 보이는 ‘한국성’을 ‘지금’과 만나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 현대 건축의 흐름을 되짚어 보아야 합니다. 지난 세기 한국성은 한국 건축의 성배였습니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고 국민국가를 형성해나가던 1960년대 이래, 정부청사, 미술관과 박물관, 극장과 공연장, 체육관과 박람회장 등 국가를 상징하는 모든 건축물은 한국성을 찾아 나서야 했습니다. 식민지배와 전쟁 이후, 타자와 다른(무엇보다 일본과 다른) 한국이라는 고유한 정체성을 획득하는 일은 시급한 과제였습니다. 국가와 민족을 상징하는 건축물이 이 과제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
2002년 10월 일본 히로시마대학에서 ‘일본 근대미학과 예술 사상의 콘텍스트’를 주제로 제53회 일본 미학회 전국대회가 열렸다. 여기에 참가한 유일한 한국인 미학자 이인범은 아래와 같이 소회를 밝혔다.
‘한국성’의 출현은 이렇다. 2021년 봄 다음 공모전 구상을 시작하면서 수년째 공모전 운영 매니저를 맡아온 김보현 씨에게 혹시 탐구해보고 싶은 주제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문화기획자이자 큐레이터이기도 한데 스스로 건축에는 문외한으로 여겨 답을 저어하다가 며칠 뒤, 건축의 ‘한국성’이 궁금하며 사실 자신의 오랜 관심사라고 했다. 뜬금없다고 생각하면서 ‘건축상 주제 후보’라는 제목의 메모장에 ‘한국성’을 타이핑해 넣었다. 거기엔 이미 뜨문뜨문 메모해둔 그럴듯해 보이는 대여섯 개의 후보가 적혀 있었다. 그 후 메모를 종종 펼쳐보던 어느 날, ‘안 될 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묵고 철 지난, 유통기한이 지나도 한참 지난 것 같은 그 단어가 그렇게 다시 수면 위로 고개를 내밀었고, 어느새 나도 궁금해졌다.
정림학생건축상 2022는 ‘지금, 한국성’에 도전했습니다. 건축계에서 ‘한국성’이란 케케묵은 주제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소위 K-문화가 부상한 ‘지금’이라면 다시 한번 불씨를 지펴볼만한, 그리고 우리의 일상과 현실 속에서 새로운 한국성을 발견할만한 조건이 갖춰졌다는 데에 뜻을 모았습니다. 그리하여 박정현 건축 비평가, 서재원 건축가, 김효영 건축가를 심사위원으로 초대하고, 참가자의 시각으로 오늘날 한국성을 해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주택을 설계하는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또한 한국성이 풀어내기 어려운 주제인만큼 시야를 넓히기 위해 후속 포럼을 진행하였습니다. 미학자 민주식, 철학자 이병태를 초대하여 한국 미학과 철학 분야에서의 한국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