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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호
건축의 시대: ’40년건축’을 넘어서

책 정보

이 책은 우리 사회가 다시금 건축을 살펴야 하는 이유를 제기하고 돌아봐야 할 지점을 들춥니다. 1편(‘40년건축’으로 만든 나라)에서는 경제성장 수단으로 복무해 온 한국 건축의 민낯을 보여줍니다. 한국의 건축물 수명이 40년이 채 안 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100년 건축이 보통인 유럽 나라에 비해 건축 수명이 턱없이 짧다는 것을 확인합니다. ‘40년마다 철거-신축을 반복하는 건축생산’이야말로 GDP라는 허수를 채우는 유력한 수단이고, 그 대가로 국민의 삶의 질을 낮추고 있는 질곡이라는 ‘아무도 밝히지 않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저성장 시대에는 더 이상 계속해서는 안 될 그 질곡을 벗어날 방안을 고민합니다.

2편(부실시공, 공공책임 부재의 귀결)의 주제는 ‘40년건축’의 쌍둥이라 할 만한 부실시공 문제입니다. 사용가치로 살아가야 할 저성장 시대에 최우선적으로 해소해야 할 또 다른 질곡입니다. 수십 년 동안 무수한 처방이 거듭됐지만 도대체 나아지지 않는 부실시공의 근원이 ‘공공의 감독 책임 방기’에 있음을 밝힙니다. 1990년대 건축생산이 팽대해지며 부담이 커진 건축공사 검사(inspection) 업무를 공공이 어떤 경로로 손 놓았는지, 이해 상충을 따지지도 않고 검사 업무를 떠안긴 민간 감리용역 시장이 어느 정도로 기형적인 몸집 불리기를 해왔는지, 닥치고 감리 강화로 일관하는 부실시공 대책으로 시공관리에 긴요한 다른 직능과 업무들이 어떻게 왜곡되고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는지를 드러내려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어떤 나라도 검사 업무를 한국처럼 민간 시장에 맡기지 않는다는 사실, 어떤 형태로든 공공이 직접 챙기거나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도 곁들였습니다.

3편(건축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한국 사회가 지속 가능한 사회로 살아남는 데에는 건축의 산업적-경제적 역할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제기합니다. 건축산업은 산업 규모만으로도 국가 기간산업이라 할 만큼 거대하다는 ‘대부분 모르고 있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게다가 전형적인 내수산업이자 지역 현장 생산 중심 산업이라는 건축산업의 특성은 한국 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주요한 문제와 과제에 대응할 유효하고도 적절한 수단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집니다. 저성장 시대 안정경제를 위해서는 물론, 해결책이 비관스러 보이는 소득 양극화 문제나 기후 위기, 그리고 저출산 문제와 지방 소멸 문제까지, 한국 사회를 조이고 있는 이 모든 과제를 풀어가는 길목에 건축이 있다는 ‘모두가 알아야 할 사실’을 논합니다. 바야흐로 한국 사회가 건축을 보듬고 살아야 할 진짜 ‘건축의 시대’에 들어섰음을 알립니다.

박인석 – 현재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명예교수. 도시와 건축 및 주택 정책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대안적인 정책을 제안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국가 건축정책위원회 5기 위원과 6기 위원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건축 생산 역사』(전 3권), 『건축이 바꾼다』, 『아파트 한국 사회』 등이 있다.

발행일
2026.6.19
필자
박인석
연재 기간
2025.10.10 – 2026.5.30
편집
김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