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건축은 황수용과 한지영이 2016년 서울 부암동에서 시작한 작은 건축가 그룹이다. 우리는 라이프를 시작하기 이전에도 다수의 공모전을 함께 작업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다. 그 신뢰라는 것이 두 사람이 같은 방법론과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굉장히 다르다. 쉽게 설명하자면, 황수용은 도시나 사이트의 경관, 주변과의 관계에서 건축 설계를 시작하고, 한지영은 내부의 프로그램이나 동선, 사람이 건축 공간에서 경험하는 감각으로부터 설계를 시작한다. 어느 쪽에서 시작하든지 다양한 지점에 대해 서로를 설득하고 인정하며 결국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나간다.
다양한 프로세스와 프로젝트 김종서 학부 시절, 최문규 소장님과의 인연으로 가아건축에서 인턴을 했는데, 당시에 최 소장님과 조민석 소장님의 협업 프로젝트인 ‘딸기가 좋아’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그 때 조 소장님을 처음 뵈었다. 그리고 대학원 재학 중에 조 소장님이 같이 일해보자는 연락을 주셨고, 매스스터디스 창립 멤버가 됐다. 막 시작하는 사무소였으니 조 소장님은 늘 ‘우리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을 했는데, 소장님이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에 나도 열과 성을 다했다. 그때 같이 일했던 멤버들에게는 지금까지도 의지하고 있다. 그렇게 한 3년 정도 계획 위주의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 현장을 향한 목마름이 생겼다. 그래서 원오원으로 옮겨 현장 중심으로 일했다. 1년 남짓의 길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사무소 운영 측면에서는 그때 경험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그러다가 다시 매스스터디스로 돌아가서 프로젝트 매니저 역할을 하며 사우스케이프를 비롯해 큰 규모의 프로젝트를 여럿 진행했다.
일을 놓고 찾은 길 최윤영 희림건축에 신입으로 입사해서 10년 정도, 권이철 소장은 해안건축에서 신입사원으로 시작해 15년을 있었다. 둘 다 기본적으로 주거본부에서 대규모 아파트 설계를 했고, 나는 주로 규모검토, 기획설계, 현상설계를 했다. 실무 10년 동안 현장이나 프로젝트 준공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고, 소규모 건축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기 때문에 ‘내 사무소’ 혹은 ‘우리 사무소’ 오픈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래서 회사 생활을 이어가는 편이 낫겠다고 판단했는데, 하루 2~3시간 쪽잠 자는 생활을 이어가다가 결국 건강에 문제가 생겨 갑작스럽게 퇴사하게 되었다. 퇴사 후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궁리하다 어린 시절 꿈을 다시 꺼내 보기로 마음먹고 취미미술학원에 등록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 덕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도 점차 치유되었고, 좋은 기회를 얻어 전시까지 참여하게 되었다. 그러다 한 아트페어로부터 외부 공간을 같이 기획해 보자는 연락을 받았다. (그쪽에서도 내 커리어를 신기하게 본 것 같다.) 조금씩 일을 진행하던 차에 자금난으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그 안을 실현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일을 계기로 건축과 미술 중간 어디쯤에 우리가 몰랐던 시장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라크랩(LACLAB)이라는 스튜디오를 개설해 공공미술, 전시기획, 연구 프로젝트, 기획설계, 법규검토 등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2년 정도 열심히 일을 찾고, 작은 프로젝트들을 시도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권 소장도 드디어 독립을 생각하게 되었다.
공간을 도면으로 표현하는 법 김윤수 나는 운생동이 처음 사무실을 시작하던 시점부터 함께 하며 초창기에 지어진 건물의 실시설계를 많이 했다. 주로 소장님들이 그린 선을 정리하고 다듬어 건물로 만드는 작업이었다. 학생 때는 모형 만드는 걸 좋아했고 모형으로 스터디를 많이 했는데, 사무소에서 도면 정리하는 일을 본격적으로 해보니 도면에 공간이 표현되고, 공간이 곧 도면으로 보여야 하는 부분에 대해 더욱 관심을 두게 되었다. 어찌 보면 단면도를 주요 매체로 선택하게 된 것은 운생동의 영향이다.
소수건축에서 유연성은 중요한 개념이다. 소수건축의 사무실은 고정된 벽체로 구획되지 않는다. 이러한 사무실의 공간 개념은 소수건축의 수평적 소통을 위함이다. 우리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내외부로 생각을 확장하고, 공유와 공감의 장을 넓히려고 한다.
두 번째 책을 내면서 두번째탐색을 만든 개인사적 배경을 짧게 붙여본다. (함께 책을 만든 두 사람의 이어지는 글도 마침 각자의 소회이니 자연스러울 것 같다.) 2017년 정림건축문화재단(이하 재단)에 합류해 당장의 급한 불들을 끄고 나서 이듬해 시작할 포럼을 어렴풋이 준비하기 시작했다. 재단이 그간 지속해온 건축 포럼 시리즈에 ‘두 번째’라는 라벨을 붙여 시즌의 변화를 알리고, ‘탐색’이라는 제목으로 방향 전환을 꾀했음은 이미 두어 차례 밝힌 바 있다. 두번째탐색에는 두 개의 줄기가 하나로 엮여 있다. 하나는 재단이 초창기부터 이어온 다양한 포럼으로 쌓아 올린 담론의 연속체이고, 다른 하나는 건축 기자 시절부터 내게 맡겨진 새로운 건축가 취재라는 끝나지 않은(을) 미션이다. 공교롭게 잠시 소강상태에 있던 둘이 만나서 기획한 첫 일이 각자에게, 그리고 공통으로 크게 단락지어진 ‘두 번째’ 무엇이 되었다.
‘어느 건축가가 설계한 건물에서 살고 있나요?’라는 물음에 돌아오는 답은, 모르거나 아파트 건설사 이름이 대부분이다. 문득 이런 현실에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 살고, 일하는 공간을 계획한 건축가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현실 말이다. 보편적인건축사사무소는 건축과 공간 전문가로서 사람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가기 위해 기억하고 부르기 쉬운 이름으로 2013년 문을 열었다. 현재는 아내인 황은 소장이 합류해 함께 운영하고 있다.
건축사사무소 몰드프로젝트1는 보수적이고 경직된 기존 설계사무소의 운영방식과 다르게 프로젝트의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는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실험 중이다. 우리는 외피를 통한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장소에서 유래되고 오래도록 감응을 주는 건축물을 추구한다. 도시의 역사, 문화, 예술에 관심을 갖고 고민함으로써 건축적 해법과 장치를 찾으려 한다. 우리는 대지에 조심스럽게 개입하여 겸손한 자세로 일상적인 건축을 추구하며, 섬세한 과정을 통해 건축물의 특성과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큰 관심이 있다.
AEA(아에아건축)는 프랑스어 Atelier Espa:ce Architectes (아틀리에 에스빠스 아키텍트)의 머리글자 조합이다. ‘Espace’는 공간 또는 장소라는 뜻이며 이것을 탐구하는 건축가 그룹이라는 뜻으로 지었다. 우리 두 사람은 배병길도시건축연구소에서 함께 실무 경험을 쌓았고, 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에서 석사 졸업 후 파리에서 실무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첫 프로젝트였던 경남 사천시 상가주택 H1115-7을 계기로 귀국, 2016년 경남 진주라는 지방도시에 정식으로 사무소를 열었다.
이야기를 만드는 것처럼 산보를 좋아한다. 걷는 것을 통해서 마을을 느낀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파악하는 것에서부터 건축을 시작한다. 책상 위에 모형을 두고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도시 전체를 한눈에 바라보는 시점이 아닌, 그 안에서 걸으며 마을을 알아가는 시점에서부터 건축을 생각한다.
2012년. 아름지기에서 주최하는 헤리티지 투모로우 프로젝트 공모전에 참여했다. 이도은과 임현진이 함께한 첫 번째 작업이었고, 우리는 ‘겹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