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글 1 인류의 문명활동이 지질학적인 힘으로 작동해 이미 이전과 다른 지질학적 시간대, ‘인류세’에 접어든 상태라는 사회적, 문화적 공감과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 결과로 도래하고 있는 기후위기 속의 재난은 어느새 우리의 일상이 되었고 예측도, 통제 가능성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우리 능력을 벗어나 있다.
초대의 글 시대는 바뀌고 기술은 진화합니다. 우리가 배워왔던 역사 안에서 공간은 결국 시대의 가치를 반영하며 새로운 양식과 이즘을 만들어왔습니다. 지금의 시대를 한 단어로 정의하면 단연코 ‘초개인화’의 시대일 것입니다. 이런 때에 여러분이 보여줄 여행의 공간에 대해 함께 공감하고 공명을 일으키는 자리에 함께 할 수 있어 기쁩니다. 여러분은 그 변곡점에 선 세대이자 누구보다 큰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분들입니다. 그러니 도전적인 모습과 더불어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너무나 설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2022년 정림학생건축상은 ‘지금, 한국성’을 묻습니다. 케케묵은 것처럼 보이는 ‘한국성’을 ‘지금’과 만나게 하기 위해서는 한국 현대 건축의 흐름을 되짚어 보아야 합니다. 지난 세기 한국성은 한국 건축의 성배였습니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고 국민국가를 형성해나가던 1960년대 이래, 정부청사, 미술관과 박물관, 극장과 공연장, 체육관과 박람회장 등 국가를 상징하는 모든 건축물은 한국성을 찾아 나서야 했습니다. 식민지배와 전쟁 이후, 타자와 다른(무엇보다 일본과 다른) 한국이라는 고유한 정체성을 획득하는 일은 시급한 과제였습니다. 국가와 민족을 상징하는 건축물이 이 과제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