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의 입장은 언제나 좁혀지지 않는다. 이번 좌담은 건축저작권 문제 중에서도 건축사진의 복제권을 다루고자 했다. 건축 작업이 사진, 영상 등 온갖 형태로 복제되는 현실에 비해 공개적인 논의가 거의 없다보니,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기준과 대안을 찾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이번 좌담에는 저작권 전문 변호사를 초대했고, 해당 논의를 테이블 위로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국 건축계의 저작권 사수에 대한 입장은 항상 미지근했다. 저작권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말하는데, 우리 건축은 그 지점을 피해왔다. 건축가 황두진은 한국 건축의 건강한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저작권은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건축가와 디자이너는 주어진 조건이나 문제해결 모색이 곧 프로젝트의 시작이며, 논리적이고 감각적인 사유는 디자인의 기반이 된다. 디자인의 의미와 경계가 모호해지는 가운데 동시대 디자인의 정의를 생각해보기 위해 디자이너 김황과 건축가 안지용을 페이스북의 비공개그룹에 초대했다. 본질적 대화가 오갈수록, 디자인과 건축이 갖는 미학적·사회적 과제에 대한 이들의 고민은 점점 더 그 깊이를 더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