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과천프로젝트는 노후화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전반적인 변화를 목표로 시작한 파빌리온 프로젝트 시리즈다. 미술관 내의 특정 공간과 기능을 설정하여 제안을 받는 방식으로, 당선작은 최소 5년간 존속된다. 2021년에는 버스 정류장을 예술버스쉼터로 바꾸어 과천관까지의 여정을 새로운 경험으로 전환하고자 했다. 다이아거날 써츠의 ‘쓸모없는 건축과 유용한 조각에 대하여’를 최종 선정했다. 2022년 프로젝트는 미술관 3층의 옥상정원을 대상으로, 2층 원형 정원과 연계하여 쉼과 산책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조호건축의 ‘시간의 정원’이 선정됐다. 과천프로젝트는 2026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분열된 사회 정체성 공공건축가 시스템이 만들어진 뒤 많은 건축가가 공공건축 설계에 참여하고 좋은 건물을 만들어갈 기회가 마련된 것은 분명하다. 특히 지방에 이 제도가 도입되며 공공건축물을 짓는 과정이 많이 개선됐다. 그러나 여전히 공공건축의 열악한 조건으로 인해 건축 자체의 퀄리티는 하향평준화 되어가는 느낌이 든다. 또 건축가가 전문가로서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마음으로 이런 일에 참여하기는 하지만, 작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희생을 강요당하는 면도 있다.
방기된 질문 우리가 서구 문화를 외부자의 시선으로 바라볼 때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나라 별로 고유한 것을 완벽히 구별하기 어려운 것처럼 동아시아의 건축도 한 범주로 묶인다. 특히 전통 건축에서 보면 목구조 결구법이라든지 풍수지리 사상과 같은 큰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누가 먼저 이런 이야기를 어떻게 현대적으로 해석했느냐가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일본과 중국의 건축가들이 동아시아 건축의 정체성을 선점했다. 우리가 모더니즘을 해석하는 눈이 없었고, 체계가 없었기 때문에 빼앗겼다고 말할 수 있지만, 문화는 힘의 상대성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퇴보한 설계 대가 10년쯤 지나면 건축주들도 혁신적으로 많이 바뀌리라 생각했고, 좋은 공간, 진정성 있는 공간, 건축가의 제안이 살아있는 공간에 대한 가치를 시장에서도 많이 인정해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국내 설계 시장, 비용 등이 확연히 나아졌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어떤 부분에서는 더 열악해졌다. 값싼 설계와 시공을 너무 선호하는 건축주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스킨에서 볼륨으로 처음 조호를 시작했을 때, 경험 없는 신인으로서 모든 걸 한 번에 다 가질 수는 없었다. 그래서 볼륨이 아닌 스킨을 선택했다. 일종의 전략이었다. 예산이 너무 빠듯해 구조는 손댈 수 없을 정도로 극한 상황에서 일을 시작했고, 그런 조건 속에서 내가 최소한의 선택권을 확보한 것이 스킨이다. 용접하는 방법, 벽돌 쌓는 방법, 금속 다루는 방법, 그것들의 단가, 생산 시스템, 국내기술의 레벨 등을 많이 테스트해볼 수 있었고, 초창기 조호의 방식으로 특화할 수 있었다. 스킨에 집중함으로써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작업도 맡을 수 있었고, 그런 규모의 프로젝트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도 경험할 수 있었다.
튜토리얼 현상설계 직원이 계속 바뀌는 상황에서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공유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예습하고 복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 직원이 들어오면 가장 먼저 공모전을 시킨다. 이것이 예습에 해당한다. 새 직원을 가르치고 성장시켜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현상설계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준비 단계에서 당선 가능성과 관계없이 우리 사무소가 추구하는 방향과 목표를 함께 생각해보고, 스스로 고민한 것을 두고 소장과 직접 호흡하며 발전시켜나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신입 친구도 인내심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압축적인 경험을 통해 ‘우리 사무소는 이렇게 일한다’고 깨닫게 된다.
자기 통제 건축가의 일에 있어서 각자의 성취를 판단하는 기준은 서로 다를 것이다. 하나의 프로젝트로 내가 원하는 목표치를 단숨에 얻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프로젝트를 지속함으로써 미완의 가능성을 채워나가는 것이다. 단계적으로 나아가기 위해 힘을 빼는 방법, 자기를 내려놓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현실과 타협한 것은 아니다. 한 프로젝트에 주어진 조건 내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한계점을 냉정하게 보고, 목표를 설정해 그것을 성취하는 전략을 택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앞으로 달리고 있지만, 나름대로 일에 집중하는 시간의 총량을 제어하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고,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중간점검’은 2010년 전후 무렵 젊은 건축가로 호명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중진 건축가의 심층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건축가로서의 깊이와 여유가 묻어나는 한편 여전히 치열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그때와 지금, 다가올 미래를 묻습니다. 그리고 건축가의 관심사를 확장하여 건축계에 산재한 이슈들을 함께 이야기합니다.
지난 11월 17일 비공개 포럼 <건축가 김종성과 건축적 유산>에서 김종성과 김종성건축상 수상자인 이성관, 최욱, 황두진, 이정훈이 한자리에 모여 이 상의 의의에 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김종성건축상을 매개로 모인 이들은 ‘건축을 언어로 수사(修辭)하지 않는 건축가’이며, 건축을 유려하게 풀어내기 위한 어휘로서 테크놀로지를 능수능란하게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의 대화 속에서 건축가에게 테크놀로지가 갖는 의미를 생각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심사평 김종성건축상은 ‘테크놀로지와 건축’이라는 관점에서 수상작을 결정한다. 테크놀로지 자체가 놀라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 관점은 필연적으로 끊임없이 재정의 될 수밖에 없다. 현실적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테크놀로지를 합목적적으로 활용하는 태도를 넘어, 테크놀로지를 미학의 최전방으로 끌어 올릴 것이 요구된다. 또한 김종성건축상은 건축에는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수많은 제약과 한계에도 불구하고 비례와 균형, 질서 등 건축의 기본적 덕목을 끝까지 놓지 않고 추구하였는가는 이 상의 심사에 있어서 중요한 기준으로 작동해왔다.
지난 11월 17일 비공개 포럼 <건축가 김종성과 건축적 유산>에서 김종성과 김종성건축상 수상자인 이성관, 최욱, 황두진, 이정훈이 한자리에 모였다. 토론 말미에 최근 건축계 이슈가 되고 있는 밀레니엄 힐튼 서울(이하 힐튼호텔) 매각과 철거에 대해 설계자의 입장을 직접 듣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우리는 앞서 공간사옥의 매각(2013)이나 삼일빌딩의 리모델링(2020) 등을 통해 한국 건축사의 중요한 건축물이 생을 이어가는 양상을 지켜봤다. 힐튼호텔 철거는 예견된 미래일지라도 아직은 현재진행형인 사안이다. 그래서 최근 이어지는 논의들이 힐튼호텔을 비롯해 곧 매각과 철거를 맞닥뜨릴 다른 건축물들을 사회에 알리고, 보존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마중물이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