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되면서 학생들에게 명시적으로나 암시적으로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모든 형태, 모든 아이디어가 반드시 건축적으로 의미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신기한 것은 누가 가르치지 않아도 학생들 중 몇몇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크게 다르지 않게, 자신에게 익숙한 어떤 대상(가령 꽃과 같은)을 그대로 건축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시간을 초월해 이러한 모습이 반복되는 것은 아마도 인간 본성에 내재한 일반 조형의 의지와 건축적 표현 사이의 구분을 배우지 못 했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건축을 배우는 학생에게 그 차이를 인식시키고 건축의 기초와 방향을 짚어주는 것이 선생의 역할이다. 그렇다면 일반 조형과 건축을 가르는 차이는 무엇일까. 이 쉽지만 어려운 질문은 건축가로서 나 자신에게도 항상 던지는 질문이다. 무엇이 건축을 건축으로 만드는가. 무엇이 건축적으로 의미가 있는 것인가.
새롭게 독립한 설계 사무소를 찾아가다2012년 한국 건축계의 키워드를 뽑아보니, ‘젊은건축가’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젊은건축가를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 속에 ‘젊은건축가포럼’과 ‘서울시 공공건축가 제도’가 출범하기도 했다. 건축가 집단을 젊고 늙음으로 구분 짓는 것은 개인적으로 마뜩치 않으나, 전망이 어두운 한국 건축의 생태계를 복원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그들을 주목하는 것은 새로운 인물을 찾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에 ≪건축신문≫은 오픈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설계 사무소를 찾아다니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첫 회로 ‘신아키텍츠’와 ‘원더아키텍츠’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