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의 찬가: 낭만으로 인한 비극과 유산
정인하
5,248자 / 10분 / 도판 2장
해설
1984년에 발행된 『김중업, 건축가의 빛과 그림자』(열화당)를 읽다 보면, 이 책은 그의 말대로 건축 작품집이라기보다는 ‘일그러진 자화상’이란 느낌이 든다. 거기에는 김중업의 주요 작품뿐만 아니라, 설계에 관한 에세이들, 일생에 잊을 수 없었던 사람들, 그리고 그를 기리는 다른 예술가들의 글들이 망라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한평생 자기 세계를 온전히 구현하기 위해 매진했던 한 건축가의 빛과 그림자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더욱이 이 책이 출판되던 때에 그의 삶은 치명적인 상태에 놓여 있었다. 1983년부터 악화하기 시작한 건강은 1984년 <예술의 전당> 현상설계를 계기로 쓰러지면서 생명이 위독할 정도로 나빠졌다. 건축가는 이 책을 준비하면서 다가올 죽음을 직감했을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전 생애를 바쳐 만든 지표상의 흔적들을 이 책을 통해 마지막으로 정리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