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돌
변상환
1,679자 / 3분 / 도판 4장
포토에세이
비탈진 달동네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주택 골목을 따라 걷다가 순간 맞닥뜨린 거대한 암벽. 놀랍게도 서울 한복판에 기이한 암릉과 그 아래 작은 절 안양암이 자리 잡고 있었다. 새롭게 이사 온 동네와 친해지기 위한 산책길에서 마주한 안양암의 첫인상이다. 서울시 종로 한복판에 있는 낙산은 한양 옛 도읍의 좌청룡으로 산 대부분이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제법 기운이 강한 골산이었다. 지금은 정상까지 주택들이 빼곡히 들어서 본래의 모습을 알 길이 없지만, 과거 낙산 정상에서 흘러나온 암맥이 남동 방향으로 힘차게 흐르다 평지와 만나는 암릉에 이 초현실적인 안양암이 자리한 듯 하다. 낙산의 동편에 이웃하고 있는 동망봉-숭인 근린공원에 오르면 꼬리뼈처럼 남아 있는 낙산의 안양암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