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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용역비 얼마나 늘었나 (1)

박인석

건축의 시대: 한국 사회의 질곡, ‘40년건축’을 넘어서
2편. 부실시공, 공공책임 부재의 귀결 ⑤


감리 대가기준과 산출방식

감리제도 강화에 따라 감리용역 대가기준도 계속 강화되며 변화했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감리업무에 대한 규정이 건축법(공사감리), 건설기술진흥법(책임감리), 주택법(주택감리)으로 나뉘어 있고 저마다 대가기준을 갖고 있어 이들 각각의 변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하기 쉽지 않다. 건축법 공사감리 대가기준은 1966년 ‘건축사업무 및 보수기준’(건설부 건축시지령)으로 제정되어 현재는 ‘공공발주사업에 대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국토교통부 고시)으로 규정하고 있고, 건설기술진흥법의 건설사업관리(책임감리) 대가기준은 1984년 ‘엔지니어링사업대가의 기준’(과학기술부 공고)으로 시작하여 현재 ‘건설엔지니어링 대가 등에 관한 기준’(국토교통부 고시)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애초 건축법 공사감리 기준을 적용하던 민간 공동주택은 1993년 주택건설촉진법 개정으로 주택감리가 도입되면서 1994년 별도 기준인 ‘주택건설공사 감리비 지급기준’(건설교통부 고시)이 제정되었다. 2001년부터는 정부 기준을 폐지하고 관련 민간단체들의 협의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 대가기준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려면 우선 대가 산출방식의 차이부터 이해해야 한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건축법 공사감리 대가기준은 1966년 ‘공사비요율 방식’으로 제정되었다가 1993년에 ‘공사비-인수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후 1999년에 폐지됐다가 2002년 다시 제정되면서 ‘공사비요율 방식’으로 복귀했다. 건설(토목, 건축)-통신-전기 분야 용역 대가기준인 엔지니어링사업의 대가기준 역시 ‘공사비요율 방식’으로 제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건설기술관리법의 책임감리도 도입 초기에는 엔지니어링사업의 대가기준을 적용했다. 그러다가 1994년 책임감리를 위한 ‘건설공사 감리대가기준’을 ‘공사비-인수 방식’을 적용하여 따로 제정했고, 2015년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이를 ‘건설엔지니어링 대가 등의 기준’으로 바꾸면서 산출방식도 다시 바꾸어, 세부 업무항목별로 업무수행 기간(일)과 인・일 수 기준을 규정한 ‘공사기간-인수 방식’을 채용했다. 한편, 주택법에 의한 주택건설공사 감리비 지급기준은 1994년 공사비-인수 방식으로 제정되었다가 감리비가 너무 높다는 주택사업자들의 민원으로 1998년 공사비의 2.5%를 상한선으로 하는 단일 공사비요율 기준으로 개정됐다. 2001년 폐지 이후 관련 단체들의 협의로 만들어진 기준은 건축법 공사감리 대가기준 및 엔지니어링사업 대가기준과 같은 공사비요율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같은 공사비요율 방식이지만 공사비별 요율은 셋이 모두 다르다.) 아래 그림은 이상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이들 산출방식은 각각 특성이 다르고 산출되는 대가에도 커다란 차이가 있다.

[그림 2-3] 각 대가기준의 대가 산출방식

① 공사비요율 방식은 공사비 규모별로 요율(%)을 정하여 [공사비 x 요율]로 산출하는 방식이다. 공사비 규모가 커질수록 요율을 작게 하는 것이 보통이다. 산출 방법이 간단하여 공사감리 외에도 건축설계를 비롯한 여러 대가기준이 이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동일한 규모의 공사라도 물가 인상에 따라 공사비가 인상되면 실질 대가가 감소한다는 문제가 있다. 예를 들어 공사비 100억 원 공사(A)와 300억 원 공사(B)를 보자. 현재 공사감리 대가기준에서 공사감리 대가요율(제2종 보통 건축물 기준)은 각각 1.04%와 1.00%이다. 따라서 공사감리비는 각각 1.04억 원과 3억 원이다.

갑자기 물가가 세 배로 올랐다고 가정해 보자. 공사비 100억 원이었던 A의 공사비가 300억 원으로 올랐다. 물가나 공사비와 똑같이 공사감리비도 세 배 오른다면 1.04억 원이었던 A의 공사감리비는 3.12억 원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공사감리비는 공사비 300억 원에 요율 1.00을 적용하여 3억 원이 된다. 결과적으로 공사감리비는 1,200만 원(3.85%)이 줄어든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려면 물가 인상에 연동하여 공사비 요율을 계속 조정해야 한다. 그러나 대가기준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그렇게 세심할 리도 열심일 리도 없다. 실제로 건축법 공사감리 대가기준은 1999년 폐지됐다가 2002년 새로 제정된 이후 현재까지 요율 인상 없이 동일한 기준이 계속되고 있다. 2002년과 2025년 건설공사비지수는 각각 48.66, 138.13이다.1 이 기간에 공사비가 거의 세 배 올랐다는 얘기다. 앞에서 예시한 것처럼 현재 300억 원 공사의 공사감리비는 2002년에 비해 약 1,200만 원이 줄어든 셈이다.

② 공사비-인수 방식은 이 점에서 정반대다. 물가가 올라 공사비가 인상되면 실질 감리비가 오히려 더 높게 산출된다. 공사비-인수 방식은 공사비 규모별로 소요 인력량(인・월) 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대가를 산출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994년 건설기술관리법에 따라 제정된 건설공사 감리대가기준은 공사비 100억 원 공사(공사 복잡도 보통)는 70인・월, 300억 원 공사는 163인・월로 감리원 수를 규정했었다. 이 기준에 따라 정해지는 감리원 수에 노임단가를 곱하여 직접인건비를 산출하고, 여기에 간접비(직접인건비의 110~120%), 기술료(직접인건비, 간접비 합의 20~40%), 직접경비(주재비, 출장비 등을 항목별로 계산)를 더하여 최종 감리대가를 산출한다.

앞에서와 같이 갑자기 물가가 세 배로 올라 공사비 100억 원 공사가 300억 원 공사가 되었다고 해보자. 공사 내용은 동일한데 감리원 수가 70인・월에서 163인・월로 2.33배가 된다. 여기에 곱해지는 노임단가는 물가를 반영하여 매년 공시되는 기준 금액을 따르므로 물가와 마찬가지로 3배로 오른 금액이다. 직접인건비는 2.33배로 늘어난 감리원 수에 3배로 커진 노임단가를 곱하여 산출된다. 나머지 간접비 등도 직접인건비를 기준으로 산출하므로 같은 배율로 늘어난 금액으로 산출된다. 2.33 x 3 = 7. 결국 물가는 3배로 올랐는데 감리비는 7배로 오른 금액으로 산출된다. 감리비를 받는 감리업체 입장에서는 ① 공사비요율방식은 가만히 앉아서 손해를 보는 구조인 데 반해 ② 공사비-인수 방식은 가만히 있어도 크게 이익을 보는 구조인 것이다.

③ 공사기간-인수 방식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방식은 업무 내용을 세부항목으로 구분하고 항목별로 소요인력량(인) 기준을 정하여 여기에 업무기간(공사기간)을 곱해 총소요인력량(인・일)을 산출하는 방식이다. 총소요인력량이 산출되면 방식 ②와 마찬가지로 노임단가를 곱해 직접인건비를 산출하고, 여기에 간접비, 기술료, 직접경비를 더하여 최종 대가를 산출한다. 물가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공사기간을 기준으로 하므로 ①, ②에서와 같이 물가 인상에 따라 실질 대가가 달라지는 불합리가 발생하지 않는다. 

물가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다른 방법의 사례로 일본의 건축사 보수기준이 있다. 건축물 유형별-공사규모(연면적)별로 소요인력량(인・시간) 기준을 정하는 방식이다. 건축물 연면적별 소요인력량은 물가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이 역시 물가 인상에 따른 왜곡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현재 건설기술진흥법 대가기준이 사용하고 있는 공사기간-인수 방식은, 물가 인상에 따른 왜곡 문제는 해소했지만 다른 문제가 있다. 업무 내용을 구분하는 세부항목이 너무 많아서 항목별 소요인력량 기준이 과다해진다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서로 연관된 부분이 있기 마련이고 통합적으로 처리되는 부분도 적지 않은데, 이를 세부항목으로 구분하여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인력량을 책정하다 보면 인력 중복 때문에 그 총합이 너무 많아지기 십상이다. 일본 건축사 보수기준은 공사규모(연면적)별로 총소요인력량 기준을 정하고 있어서 이러한 인력 중복의 위험이 없다. 그러나 건설기술진흥법 대가기준은 건설사업관리(책임감리) 업무항목을 7개 단계 54개 항목으로 구분하여 각각에 대해 기준인원수(인・일)를 정하고 있다. 책임감리 업무에 해당하는 ‘시공 단계’ 업무항목만해도 16개에 이른다.

감리 업무를 16개 세부항목으로 나누고 그 각각을 독립 수행 업무로 간주하여 인원수를 정한 기준에 따라 인력량을 산출하면 그 총합이 커지기 십상이다. 이러한 현상을 확인하기 위해 2024년 입찰 공고된 건축공사 건설사업관리 용역을 대상으로, 현재 대가기준(공사기간-인수 방식)을 사용하여 산출된 인력량과 종전 대가기준(공사비-인수 방식)을 사용하여 산출되는 인력량을 비교해 보았다. 2024년 대가기준에 따른 인원수가 두 배 이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비교 분석의 자세한 내용은 다음 절에서 다룰 것이므로 여기서는 총인력량 비교에 그친다.

[표 2-3] 대가 산출방식별 산출 결과 차이

감리 대가기준 변화 과정 

건축법 공사감리 대가기준

건축법에 의한 공사감리 대가기준은 1966년 대한건축사협회가 작성하여 건설부장관이 인가한 ‘건축사 업무 및 보수기준’으로 처음 제정됐다. 설계와 공사감리 각각에 대해 공사비요율 방식을 적용한 대가기준이었다. 이후 1975년에 설계와 공사감리 보수요율을 ‘설계감리 보수요율’로 통합한 대가기준으로 개정했다. (당시 설계와 공사감리를 동일한 건축사가 수임하는 것이 관례였음을 말해준다.)

이 대가기준이 요율 인상 없이 유지되던 가운데 1993년 대한건축사협회 의뢰로 대한건축학회가 ‘건축사 업무 및 보수기준 개정에 관한 연구’(1992.12)를 수행하여 새로운 대가기준을 제안했다. 물가 상승을 반영치 못하는 공사비요율 방식 대신에 공사비-인수 방식을 사용한 대가기준으로 변경하자는 내용이었다. 이 연구는 우선 당시의 공사비요율 기준을 토목 분야의 기술용역대가기준(현 엔지니어링사업의 대가기준)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상하고, 인상된 요율로 산출되는 설계비 및 공사감리비를 당시의 노임단가로 나누어 인・월 수 기준으로 바꾸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렇게 책정된 공사비 규모별 인・월 수에 매년 새로 공표되는 기준임금을 곱하여 직접인건비를 산출하고, 여기에 다시 직접인건비의 두 배가 넘는 간접비와 기술료를 더하는 방식이었다. 기존 공사비요율 방식 대가기준에 비해 설계비와 감리비가 3~4배로 높아지는 무모하다 할 만한 제안이었다. 

그런데 건설부가 이 연구 결과를 수용하여 ‘건축사 업무 및 보수기준’을 공사비-인수 방식 대가기준으로 개정했다.(1993.12) 당시 건설기술관리법 개정으로 책임감리제도가 확대되고 이에 대한 대가기준(건설공사 감리대가기준)이 공사비-인수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던 상황이 작용했을 것이다. 이렇게 급격히 인상된 기준이 제대로 통용될 리 없었다. 설계비나 감리비 모두 실제 시장에서는 작동되지 않은 채 이전 대가기준을 근거로 한 관행적 기준들이 계속되었다.

1999년에는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의 적용이 제외되는 부당한 공동행위등의 정비에 관한 법률’에 따라 ‘건축사업무 및 보수기준’이 폐지되고 근거 조항이었던 건축사법 제26조(업무의 보수)도 삭제됐다. 그러나 예산 편성의 근거를 위해서라도 대가기준은 필요했다. 2년 만인 2001년에 건축사법 제19조의 3(용역의 범위 및 대가기준)을 신설하여(2001.8.14) 다시 대가기준의 근거 조항을 만들었고, 이를 근거로 대한건축학회가 ‘건축사용역의 범위와 그 대가에 관한 기준 연구’(2002.4)를 수행했다. 이 연구는 종전 공사비-인수 방식이 불합리하다는 이유로 폐기하고2 이 기준을 다시 공사비요율로 환산한 대가기준을 제시했다. 건설교통부는 이 제안을 수용하여 공사비요율 방식의 ‘건축사용역의 범위 및 대가기준’을 제정했다.(2002.6.5)

2008년에는 설계 및 공사감리 대가기준의 근거 조항인 건축사법 제19조의 3을 공공발주에 국한하는 내용으로 개정했다.(2008.12.31) 이에 따라 ‘건축사용역의 범위 및 대가기준’을 폐지하고, 동일한 내용의 대가기준을 ‘공공발주사업에 대한 건축사의 업무범위와 대가기준’으로 새로 제정했다.(2009.3.27) 이 대가기준의 설계 대가요율은 2020년 0.8~6% 인상되었으나 공사감리 대가요율은 인상 없이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건설기술진흥법 건설사업관리(책임감리) 대가기준

흔히 ‘책임감리’라 부르고 있는 건설공사 감리업무의 대가기준은 기술용역육성법 제정(1973)에 따라 1975년 과학기술부가 공고한 ‘기술용역대가기준’에 1978년 공사감리요율을 추가한 것으로 역사가 시작된다. 당시 공공 건설공사에 대한 감리 의무화 등의 규정은 없었지만, 기술용역을 계약할 때 사용하던 설계 용역비 대가기준에 감리 용역비 기준을 추가한 것이다. 1984년 ‘건설공사 시공감리 규정’과 1987년 건설기술관리법 제정으로 ‘의무 용역’으로 도입된 시공감리와 전면책임감리 역시 이 대가기준을 사용했다. 기술용역육성법이 엔지니어링기술진흥법으로 개정(1992)되면서 대가기준 명칭이 ‘엔지니어링사업의 대가기준’으로 바뀌었지만 기준 내용은 마찬가지였다. 제정 당시부터 지금까지 공사비요율 방식을 유지하고 있는 이 대가기준은 1986년, 1988년에 요율을 각각 50%, 33% 인상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1993년 건설기술관리법 개정으로 건설공사 감리가 ‘책임감리’로 통일-강화되면서 ‘건설공사 감리대가기준’이 신설됐다.(1994.2.3, 건설부 공고 제1994-38호) 건설, 통신, 전기 등 여러 부문의 설계 및 감리 용역에 대한 통합 대가기준인 ‘엔지니어링사업의 대가기준’(과학기술처 소관)이 있는데도 건설부문 감리용역에 대해서만 별도로 국토교통부(당시 건설부) 소관 기준을 만든 것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이는 정부가 수행하던 검사-확인 업무를 책임감리라는 이름으로 감리 용역에게 맡기기 위한 것이었다.)

공사비 규모별 소요 인력량(인・월) 기준을 정하는 ‘공사비-인수 방식’으로 신설된 건설공사 감리대가기준은 매우 높은 기준으로 책정됐다. 공사비요율 방식 대가기준에서는 단순히 공사비에 요율을 곱하여 감리비를 산출하는 데에 비해, 공사비-인수 방식에서는 공사비별 인수에 노임단가를 곱한 금액은 직접인건비일 뿐이다. 여기에 제경비(직접인건비의 110~120%), 기술료(직접인건비와 제경비를 합한 금액의 20~40%), 직접경비(출장비, 인쇄비 등 실비)를 더하여 최종 대가를 산정한다. 따라서 최종 감리비는 직접인건비보다 훨씬 커진다. 예컨대 1995년 공사비 300억 원 규모 공사의 감리비는 신설된 대가기준에 의할 경우 10.29억 원으로 공사비요율 방식인 엔지니어링사업의 대가기준에 의한 4.05억 원에 비해 2.5배에 달했다. 이 때문에 감리비가 너무 높다는 여론이 일었지만 1998년 7월 대가기준을 개정하여 인・월 기준을 20% 인하하는 데 그쳤다. 이 정도 인하로는 매년 오르는 공사비와 감리원 노임단가 때문에 감리비는 계속 높게 산출된다.3 기준 인하 이후인 1998년 공사비 300억 원 공사의 감리비 산출액은 12.97억 원으로 1995년보다 오히려 더 높아졌다.

1999년 공정거래법 위반 지적으로 법정 대가기준들이 폐지되는 가운데 건설공사 감리대가기준 역시 폐지됐다. 그러나 폐지와 동시에 한국감리협회가 유사 내용을 자체 기준으로 공표했고, 2개월 뒤에는 건설교통부가 한국감리협회 기준과 동일한 감리원 수 기준을 ‘건설공사감리원배치기준’이라는 이름으로 고시했다. 이어서 2001년에는 이 배치기준을 개정하여 공사비규모별 평균감리기간 기준을 신설하고 감리기간이 길어질 경우 감리원 인・월 수도 늘어날 수 있게 했다. 감리비 인상 요인을 더욱 늘린 것이다. 이후 건설기술관리법에 ‘책임감리 등의 대가기준’ 조항을 신설(2003.12.31.)하고 이를 근거로 ‘건설공사 감리대가기준’을 다시 고시(2004.6.17.)했다.4

2013년에는 건설기술관리법의 명칭을 건설기술진흥법으로 바꾸고 전부 개정하면서 책임감리를 건설사업관리에 통합했다. 이에 따라 2015년 새로 제정된 ‘건설기술용역 대가 등에 관한 기준’은 감리원 수 산출방식을 세부 업무항목별 소요 인원(인・일) 기준에 공사기간을 곱하는 ‘공사기간-인수 방식’으로 바꾸었다. 그 결과 산출되는 소요 감리원 인력량이 또다시 대폭 증가했다. 2021년에는 대가기준 명칭을 ‘건설엔지니어링 대가 등에 관한 기준’으로 개정하면서 다시 시공단계 안전관리 감리원 기준을 강화(10.5인・일/월에서 22인・일/월로)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주택법 주택건설공사 감리비 지급기준

정부가 1993년 건설기술관리법 개정으로 책임감리를 강화한 것은 공공부문 부실시공에 대한 대책이었다. 이와는 별도로 청주 우암상가아파트 붕괴 사고(1993.1.7) 등 민간 아파트 부실시공 문제가 불거지면서 건설부는 ‘설계자가 아닌 제3자 건축사에 의한 공사감리’ 등 민간 아파트에 대한 감리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이 방안은 건축법 공사감리 대상인 민간 공동주택에 대해 보다 엄격한 감리를 의무화한다는 제도로 진전되어 주택건설촉진법에 ‘주택감리’ 조항이 신설되었다.(1994.1.7) 1987년 건설기술관리법에 의해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한 책임감리제도가 만들어진 데에 이어서 이제 민간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한 또 하나의 새로운 감리제도가 탄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건설부는 주택감리에 적용하는 ‘주택건설공사 감리비 지급기준’이라는 새로운 감리 대가기준을 고시했다.(1994.9.8, 건설부고시 제1994-321호) 이 기준은 공사비 규모별로 소요 감리원 수(인・월)를 정한 ‘공사비-인수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당시 동일한 공사비-인수 방식 기준이었던 건설기술관리법의 건설공사 감리대가기준과 비교하면 공사비 규모에 따른 인・월 수가 55%~115%로 약간 낮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 직접인건비에 간접비 등을 더하는 방식으로5 최종 감리비는 높게 산출되었다. 1995년 공사비 300억 원 규모 공사의 주택감리비는 5.49억 원으로 책임감리비(10.29억 원)보다는 많이 낮았지만, 엔지니어링사업의 대가기준에 의한 4.05억 원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었다.

1994년에 새로 도입된 건설기술관리법 책임감리 대가기준과 주택감리 대가기준 둘 다 기존의 건축법 공사감리나 엔지니어링사업의 시공감리에 비해 감리비를 대폭 인상한 셈이었다.6 감리비를 지불해야 하는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감리비가 과다하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건설부는 1998년 7월 두 대가기준 모두를 인하 개정했다. 책임감리 대가기준은 공사비 규모별 인・월 수를 일률적으로 20% 인하했고, 주택감리 대가기준은 아예 산정 방식 자체를 바꾸어서 공사비의 2.5%를 감리비 입찰금액의 상한선으로 하는 단일 기준으로 정해버렸다. 공사비의 2.5%는 엔지니어링사업 대가기준의 요율(300억 원 공사의 경우 1.35%)의 2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개정 전 공사비-인수 방식에 비해 낮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인건비 상승에 따라 매년 급격히 높아지는 공사비-인수 방식에 대한 견제적 성격의 개정이었다.

1990년대 말부터 공정거래법 위반 문제로 각종 대가기준이 폐지되는 상황에서 건설부가 고시하던 주택건설공사 감리비 지급기준 역시 폐지됐다.(2001.9.22) 대신에 감리자 단체인 한국건설감리협회(현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와 대한건축사협회, 주택사업자 단체인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현 대한주택건설협회)가  협의하여 자율적으로 대가기준을 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주택건설공사 감리비 지급기준이 공사비요율 방식으로 만들어졌다.(2001.9.18) 같은 공사비요율방식인 건축법 공사감리 요율의 2.8배, 엔지니어링사업 감리 요율의 2배 수준인 높은 요율의 기준이었다.

이후 주택건설공사 감리비 지급기준은 2008년 300억 원 이상 공사에 대한 요율을 12%가량 인하하는 개정을 한 후 현재까지 변화 없이 지속되고 있다.

종합

부실공사 및 안전사고 대책으로 감리 용역을 계속 강화해 온 정부 정책 속에서 감리 용역 대가기준이 분화하고 변화해 온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1960년대에 성립한 건축법 공사감리 용역의 대가기준은 거의 변화 없이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1970년대에 성립한 또 다른 대가기준인 ‘엔지니어링사업 대가의 기준’ 또한 1988년 이후 인상 없이 그대로다. 정부가 건축공사에 대한 검사-확인 업무를 민간 건축사나 감리 용역업체에 맡기기 시작한 1990년대에 새로 도입된 건설기술관리법 책임감리 용역과 주택건설촉진법 주택감리 용역의 대가만 높은 수준으로 제정되고 유지됐다. 특히 책임감리 용역의 대가가 대가 산출 방식을 바꾸어 가며 계속 큰 폭으로 인상돼 온 것이 특기할 만하다. ‘책임감리’라는 이름으로 공공의 검사-확인 업무를 떠넘긴 대가일까?


박인석

현재 명지대학교 건축학부 명예교수. 도시와 건축 및 주택 정책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대안적인 정책을 제안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국가 건축정책위원회 5기 위원과 6기 위원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건축 생산 역사』(전 3권), 『건축이 바꾼다』, 『아파트 한국 사회』 등이 있다.

감리용역비 얼마나 늘었나 (1)

분량10,163자 / 22분 / 도판 2장

발행일2026년 1월 9일

유형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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