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숙희 오늘의 주제는 산업자산의 활용이다. 부천아트벙커 B39가 공공에서 산업자산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보여준다면 코스모40은 민간에서 산업자산을 다루는 방식을 말한다. 앞으로 산업자산은 더 많아질 테다. 용도 폐기, 도심 확장으로 인한 이전 등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건축물의 노령화 시대를 맞이하며 앞으로 이들을 어떻게 대할지를 고민하는 시간이니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염두에 두고 이야기를 해달라.
공공일호 조재원 2000년 샘터사에 입사한 박은숙 경영이사가 ‘앞으로 건물을 손볼 일이 계속해서 생길 텐데 원형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료가 필요하다’라는 생각에 하나둘씩 모은 자료가 기존 건물에 대한 자료로 거의 유일했다. 그 속에는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받은 청사진 도면을 비롯해 임대인과의 계약, 그동안의 다양한 규모의 개보수 공사 발주서 등이 있었다. 우리는 자료 꾸러미 일체를 넘겨받아 연대기를 파악하고 공란을 추적하며 건물의 변천사를 정리해나갔다.
공공일호 조재원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가장 크게 든 감정은 일종의 두려움이었다. ‘한국 근대건축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김수근 선생의 작업을 고치는 역할을 맡았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바꿔야 할지 가구만 새로 넣는 식으로 최소한으로 손대야 할지 건축가로서 내 위치를 어디에 두느냐를 놓고 고민이 컸다. 결론은 ‘어떻게 계획할까’라는 질문보다 ‘어디에서 시작할까’라는 질문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질문의 방향을 바꾼 뒤로는 어렵지 않았다.
구산동도서관마을 최재원 연면적이 설계 계약 당시에는 1,876㎡이었는데1 준공 당시에는 2,550.25㎡로 늘었다. 건물끼리 연결하는 디자인 영향도 있지만 최초로 연면적을 산정할 때 발코니 면적을 누락한 탓이다. 그 값이 더해지면서 설계 업무량도 늘어났다. 현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측량 데이터가 있어야 건축가는 합리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와 같은 운영적인 측면은 보완이 필요하다.
플레이스원 김찬중 최대 용적률, 최소 공사기간, 최소비용 이 세 가지는 흔히 클라이언트가 건축가를 압박해오는 대표적인 이슈다. 이중 최소 공사기간과 최소비용은 민간시장에서 클라이언트가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하면 토목 및 골조 공사기간만 셈해도 수개월이다.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10~12개월이 소요되는 신축 프로젝트를 리모델링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6개월 가량을 단축시킬 수 있다. 기간이 짧아지면 비용도 줄어든다. 우리가 다른 산업군의 제작 기술에 관심을 키우는 것도, 공법도 습식보다 건식을 선호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공공일호 조재원 ‘스페이스에서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라고 소개한 것처럼 한 회사의 사옥을 플랫폼으로 바꾸는 일이었다. 샘터사옥의 역사적·건축적 맥락을 이어가며 동시에 플랫폼으로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고민했다.
공공일호 조재원 2017년 6월 17일 샘터사 김성구 대표의 인터뷰 글로 ‘샘터사옥이 그 가치를 존중해 줄 매수자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요지의 기사가 보도됐다. 평소 미래세대를 위한 실험 공간에 관심이 있던 클라이언트는 기사를 읽고 ‘이를 기회로 삼아 가치 있는 건물에 혁신적인 테넌트를 더해 공간을 새롭게 바꾸는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