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석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논 픽션 다이어리>는 사회학 연구와 예술 작업의 경계에 있다. 이 영화가 1990년대 널리 알려진 지존파 사건을 일깨워 낯선 자극을 직조해 낼 때 그 씨실과 날실은 과거와 현재다. 분명 존재했던 사건은 놀라움과 굴종에 길들여지지 않는 예술가의 날 선 질문 사이에서 대련을 펼친다. 이 영화를 보고 사회학자 김홍중과 큐레이터 현시원이 만나 오랜 이야기를 나눈 이유다.
나의 상상력과 너의 지적 호기심이 만날 때세계적인 큐레이터 하랄트 제만은 전시를 통해 자신의 내면 세계를 담는다고 했던가. 홍보라, 현시원 두 사람이 기획해온 전시를 보면 그들이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는 대상이 얼마나 다양한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직접 보고 경험하면서, 그리고 지적이고 창의적인 공동체를 존중하며 만들어가는 이들의 전시는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들에게 큐레이팅이라는 것이 어떤 기쁨의 원천이 되는지 들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