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대화에 귀 기울이다
심보선 × 이경희
8,086자 / 17분 / 도판 1장
인터뷰
심보선 시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이야기가 청중을 향한 것인지, 그냥 혼잣말인지 구분이 어려워 당혹스러울 때가 있다. 최근 ‘대화’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절, 단어, 문장, 문단 사이에 짧지 않은 침묵과 골똘한 눈이 하는 이야기는 막스 피카르트의 “말은 침묵으로부터 그리고 침묵의 충만함으로부터 나온다”는 명제를 증명하는 것 같았다. 그런 그와 ‘대화’에 관해 좀 더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