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무너지고 있다. ‘나라의 기둥’, ‘미래 세대’라는 수식어와 밀접했던 청년들이 이젠 ‘단군 이래 가장 힘든 세대’, ‘N포세대’, ‘청년 난민’이란 수식어와 가까워졌다. 청년들이 살고 있는 고시원의 평당 월세는 152,000원으로 타워팰리스의 평당 월세보다 높다. 전국 청년의 15%가 주거 빈곤 상태에 놓여있다. 삶을 건축하는 것이 주거와 노동이라면, 주거의 축은 이미 무너진 상태다. 노동의 축 역시 위태롭다. 첫 직장을 가진 청년 5명 중 1명이 1년 이하 계약직이며, 청년 10명 중 1명은 공식적인 실업 상태다. 대학교에 다니는 청년만으로 한정지으면 4명 중 1명이 실업자라는 통계도 있다.
청년정책은 일자리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청년주거 역시 시급하게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이다. 젊은층에 다양한 형태의 주거 프로그램이 제공되는 것은 이리저리 꼬인 사회문제의 실타래를 푸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물론 아직 구체적인 사례나 장기적인 전망은 부족하다. 현실의 벽 또한 높다. 민달팽이유니온의 임경지 위원장과 SH공사의 서종균 사무처장이 만나 청년주거 문제의 현황부터 대안에 이르기까지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20~30대 독립생활자들에게 주거는 풀기 쉽지 않은 문제다. 고시원이나 반지하, 옥탑방 등은 안정적인 집의 대척점이자 이들의 불안한 삶을 상징한다. 게다가 그들이 지불가능한 주거공간은 점점 협소해지고 중심에서 멀어진다. 고시원을 연구한 사회학자 정민우의 인터뷰와 디자인연구자 박해천의 칼럼을 통해 ‘99%를 위한 주거’가 무엇인지 질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