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적인 건축가로 서기 전진홍 계획된 독립은 아니었다. 당시를 되돌아보면, 재직 중이었던 공간그룹의 법정관리 사태는 내게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다. 전 세계를 누비며 다국적 회사로 운영되는 모델이 잘 작동될 수도 있지만, 건축가가 거대 자본의 흐름에 기대어 사무소를 운영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적 모델이 필요하지 않을까 스스로 많이 묻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와 더불어 OMA의 영향을 받으며 성장한 세대로, 클라이언트가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개인의 관심사를 연구하고 생각을 발전 시켜 나아가는 능동적인 건축가의 모습을 그렸던 것 같다. 이렇게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건축가로서 내적 논리를 탄탄하게 갖추어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생각했다.
인식(awareness) 건축의 인생은 어느 한때의 문제보다 크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업을 지속하면서 ‘무엇을’ 고민할지보다 ‘어떻게’ 고민할지가 중요해지고, 고민도 조금 선명해진다. 일상은 느리고, 일반적으로 잘 인식되지 않는다. 인간은 기억(과거)과 상상 혹은 기대(미래)로 현재를 산다. 지금, 이곳을 인식할 수 있는 공간적 장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