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인? 내 작업이 어딘지 모르게 한국적인 구석이 있다는 평을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스스로는 ‘너무 각 잡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 약간 풀어지는 지점을 이야기하는 것인가?’라고 생각했었다. 숨이 막힐 정도로 치밀해지는 순간 탁 내려놓는 것이다. 일본 건축에서 별거 아닌데도 끝까지 쪼개어 가면서 작업하는 걸 볼 때 약간 답답한 느낌을 받는다. 중국 건축에서는 한 수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의아할 때가 있다. 그럴 땐 내게서 양면성을 느낀다. 그게 바로 ‘한국적인’ 지점인가 생각했었다.
한국 건축에서 ‘지역성’ 논의는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시대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사용되기도 했고, 입장에 따라 그 해석도 달랐다. 이 시점에서 다시 지역성을 이야기한다면, 개인이 중심이 된 열린 개념일 것이다. 10월 8일 이화여대에서 김광수, 황두진, 배형민, 김일현, 임근준 씨가 모여 “건축의 지역성을 다시 생각한다”란 주제로 열띠고 사방으로 튄 토론회를 가졌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