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도시의 지속 불가능성
배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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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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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강 이북에서 태어나, 이내 남으로 도하한 뒤, 줄곧 한 동네에서만 지냈던지라 지방 도시에 대한 나의 인식은 지극히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간혹 접점이 생긴다면 최근 네이버에서 오픈한 ‘우리 동네’ 서비스를 통해 지역 축제와 맛집을 슬쩍 보는 정도에 불과하다. 내가 사는 도시를 벗어난 경험은 네덜란드 유학 시절에 몇 곱절은 많았다. 당시 네덜란드 신도시에 관한 책을 내겠다며 여기저기 쏘다닌 탓에 그 수만 따지면 서른 개의 도시를 다녔고, 그렇다 보니 남의 나라 형편이 더 친숙한 지경이다. 지방 도시에 대해 생각이 오르락내리락할 때 시소의 반대편에는 이러한 개인적 체험이 비교 대상으로 놓여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