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안내 건축은 나에게 있어 세상을 보는 눈이자 세상을 느끼는 몸이다. 그 나라의 언어를 조금씩 배워가며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것처럼, 건축을 통해 조금씩 세상을 알아간다. 건물에 개구부가 뚫리는 방식을 보고 세계관의 변화를 감지하고, 부엌과 거실의 가구 배치를 통해 사회의 가치관을 읽어내고, 예측하지 못한 감동에서 세상의 원리를 느끼기도 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공간을 그려보기도 한다. 건축은 내게 철학이자 종교이며, 곧 삶의 방식이다.
1984년 9월 29일자 「경향신문」 에 실린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 개장시 광경 방치된 거대한 기념비, 잠실종합운동장 런던올림픽이 한창이다.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 숨소리 하나, 땀 하나에 우리도 같이 움직이고, 숨 쉬고, 땀을 흘리며, 그들과 함께 기뻐하며, 때로는 아쉬워하기도 한다. 우리가 올림픽에 진정 감동하는 이유는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고 국위를 선양하는 것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피와 땀과 꿈과 노력을 공유하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