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 실천, 감각풍경의 체험
조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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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러닝머신의 도시성
나는 한동안 피트니스센터를 다니며 트레드밀에서 걷고 달리곤 했다. 시간과 속도를 정해서 일정한 운동량을 확보해준다는 점이 합리적으로 느껴졌고, 날씨와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운동 방식에도 꽤 익숙해졌다. 트레드밀에서 걸을 때는 TV 스크린을 응시하는 것이 지루함을 극복하는 방법이었다. 때로는 산을 오르내리는 것과 같이 경사를 조정해 프로그래밍하기도 했다. 러닝머신의 경험은 마치 우리 도시의 현실을 압축한 것과 같다. 정해진 시간과 속도가 삶의 부분을 규정하고, 일상의 순간은 미디어가 지배하며, 가상이 실재의 경험을 대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