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저장소’로서의 건축 아카이브
정다영
5,757자 / 12분 / 도판 3장
리포트
어느덧 한국 건축계도 ‘아카이브’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이어온 지 10여 년이 흘렀다. 학자들을 중심으로 아카이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지금은 담론보다는 실질적인 사업을 토대로 건축 아카이브의 초석을 다지고 있는 단계이다. 단번에 그 성과를 낼 수 없는 아카이브 사업의 속성상 현재 주요 추진 기관은 건축도시공간연구소, 목천김정식문화재단 그리고 국립현대미술관 등으로 각자의 성격과 정책 방향 아래 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필자는 국립현대미술관 건축 아카이브 사업을 맡은 실무자의 일원이자, 최근 기획한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2013.2.28~9.22)1 전의 학예연구사로서 미술관이라는 제도권의 건축 아카이브가 갖는 성격과 의미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이 글에서는 건축 아카이브의 구축 과정을 간략히 언급한 뒤, 특히 아카이브를 활용하는 한 방법인 전시 기획 안에서 아카이브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에 주목할 것이다. 여기서 한국의 건축 아카이브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미술관의 건축 아카이브를 촉발시킨 ‘고故 정기용 콜렉션’과 전시를 중심으로 아카이브라는 거대한 심연을 들여다보는 작은 실마리를 공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