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저널리즘은 생기를 잃을 것이고, 건축 저널리스트는 곧 역사의 뒤편으로 퇴장할 것으로 전망되어 왔다. 이러한 격랑 속에서 『와이드AR』, 『공간』, 『다큐멘텀』 등 국내의 건축 저널은 자신만의 차별성을 유지하며 거센 바람에 맞서고 있다. 해외발 건축 프로젝트 소개 웹사이트의 붐 속에서도 종이 잡지의 생명력을 잃지 않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군분투하는 이들 매체의 편집장을 초대해 현재 건축 저널의 상황과 고민, 그리고 한국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지난 한해를 돌아봤다.
건축가 이일훈은 불편하게 살기, 밖에 살기, 늘려 살기를 근간으로 하는 ‘채 나눔’1 을 주장하며, <가가불이>, <소행주> 등의 주거 건축, <도피안사 향적당>, <자비의 침묵 수도원>, <하늘 담은 성당>, <성 안드레아 성당> 등의 종교 건축, <문학과 지성사>, <청년사>, <세계사> 등의 출판사 사옥, <기찻길옆 공부방>, <민들레 희망지원센터>, <부평 노동자 인성센터>, <우리안의 미래 연수원> 등의 착한 건축을 작업해 왔다. 얼마 전 그는 주택 <잔서완석루殘書頑石樓>의 건축주와 주고받은 이메일로 책을 엮어냈다. 새삼 ‘소통’의 중요성과 ‘일상’의 가치를 일깨우고, 건축 작업에서 정작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이 책을 빌미삼아 2012년 겨울의 문턱, 글맛과 입담 좋기로 소문난 그를 만났다.
『공간』지가 공간건축의 지원 중단으로 폐간 위기에 몰렸다고 한다. 진위 여부를 떠나 건축과 디자인 전문지의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어려운 경제ㆍ사회 여건에서 건축과 디자인 콘텐츠는 앞으로 어떻게 전달해야 하는가?’란 의문을 갖게 된다. 전문지와 신문에서 건축과 디자인 콘텐츠를 만드는 김광철 『그래픽』 발행인 겸 편집장, 이은주 「중앙일보」 기자, 정귀원 『와이드AR』 편집장, 구본준 「한겨레신문」 기자와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