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건축가들과의 인터뷰 가운데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 아홉 팀의 말을 한데 모았다. 이들은 작은 시도가 제 역할을 다할 때, 충분히 더 좋은 사회가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동네 건축가 혹은 마을 건축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환경의 디테일을 개선한다. 또 대중에게 건축가의 작업을 가깝게 하기 위한 건축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건축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이디알(IDR)은 2014년 마흔이라는 늦은 나이에 부부 건축가 전보림과 이승환이 개소한 건축설계사무소다. 아이디어(idea), 아이디얼(ideal) 같은 단어가 연상되는 알파벳 조합을 찾아 만든 이름이다. 당시 5년간의 런던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터라 프로젝트는커녕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같은 것도 없었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도전한 첫 설계공모가 천만다행으로 당선으로 이어져 공공건축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그렇게 매곡도서관(142쪽 참고)이 지어졌다. 첫 프로젝트의 성공으로 생긴 자신감은 이어지는 공모전 낙선 덕에 깊은 회의감으로 바뀌었다. 운영이 위태로울 지경에 이르던 차에 다행히 학교 다목적강당 설계공모에서 당선되었고, 교육청과 씨름하며 두 학교의 강당을 완성하고 나서야 그럭저럭 앞으로 이 일을 계속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등장하는 건축가들>은 “당신은 어떤 건축가입니까?”를 주제로, 최근 눈에 띄는, 혹은 알려지지 않았던, 그동안 궁금했던 젊은 건축가를 만나는 자리입니다. 공동 취재 형식을 표방하여 각 팀의 결성 배경, 경험, 작업, 관심사, 지향점 등을 함께 묻고 답하는 포럼과 인터뷰가 진행됩니다. 반복이 아닌 누적을 목표로 동시대 젊은 건축가를 기록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