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GDP 수준에 비해 삶의 질 수준이 낮은 데에는 ‘40년건축’이 작지 않은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았다. 물리적 수명이 100년인 건축물을 40년마다 철거하고 새로 짓는다는 것은 아직 60년이나 남은 수명, 즉 60%나 남은 건축물의 가치를 폐기한다는 것을 뜻한다. 단순화의 오류가 있겠지만 거칠게 얘기하면 전국에 있는 건축물 모두를 새로 짓는 비용의 60%를 40년마다 한 번씩 폐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40년건축’이 한국 사회에서 성립하고 통용되는 양상은 아파트단지 재건축 사업에서 명징하게 드러난다. 한국에서 아파트단지는 준공 후 30년이 넘어설 즈음이면 당연하다는 듯이 재건축 과정에 돌입한다. 분당, 일산 등 1990년대 준공한 1기 신도시 아파트단지들이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재건축 논의가 불붙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급기야 정치권까지 나서서 1기 신도시 아파트단지 재건축을 서두르기 위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2023.12 제정)이라는 신박한 법률까지 만들어냈다. 이를 보도하는 언론의 태도도 “그럴만하다”는 듯 별다른 이의 제기가 없다. 아파트 건축물 수명이 30-40년이라는 것을 온 사회가 수긍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