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대부분이 상품화·시스템화되는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예술과 정치는 어떤 공통의 지평을 보여줄 수 있을까. 우리는 공동체 안에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을까. 괴물이 되어가는 미디어 속에서 우리 스스로 책임 있는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이들이 일상으로의 복귀를 주저하는 동안, 정치학자 박상훈과 예술가 임민욱이 만나 이러한 질문들을 나눴다.
“그것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그것은 형체가 없었으므로, 그것은 사고하지 않았으므로, 그것은 감각이 없었으므로, 그것은 영혼이 없었으므로, 그것의 단 한 부분도 물질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이 모든 부재 때문에, 이 모든 불멸성 때문에, 무덤은 아직도 안식처이며 잠식되는 시간은 그 친구인 것이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