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와 메가스트럭처
강난형
7,852자 / 16분 / 도판 9장
논문
발전국가와 메가스트럭처
2차 세계대전 후 전쟁의 상흔이 남은 여러 도시들의 한편에서는 시민들이 삶을 이어가기 위해 소형 필지에 새로이 비공식적 주거를 지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행정가 · 정치가 · 기업가들이 필지를 대형화해가며 도시 재건을 꿈꿨다. 이러한 전후 도시의 상황은 아방가르드 건축가가 권위와 획일성에 대항해 시민을 위한 변화, 다양성, 자유의 문제를 재고하는 폭발적인 계기가 됐다. 특히 1960년대 메가스트럭처(megastructure)는 전후 프로젝트에서 공유된 대안적인 도시계획의 개념이자 특권적인 초국가적 건축의 흐름으로 평가돼왔다. 이는 영국 아방가르드 네오 퓨처리스트에게 ‘인간환경의 통합적인 디자인으로 거시적 레벨에서 (건축가의) 통제와 질서가 강조되는 반면 미시적 레벨에서는 (시민에게) 소비 · 여가 · 무질서의 자유가 제공되는 것’1이었으며, 일본의 메타볼리스트(metabolist)도 서구 건축가의 작업과 더불어 그 지구적 상황을 함께한 사회운동으로 중요하게 다루었다. 그러나 아시아의 발전국가 프로젝트를 메가스트럭처로 규정하는 것은 조금 더 복잡하다. 그 건축은 ‘서구에 보내는 메시지’2로 다소 압축되거나 오리엔탈리즘의 열망을 추구한 ‘파생적인 모더니티’로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