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건축가들과의 인터뷰 가운데 ‘동 세대와의 공통분모’에 대해 이야기해준 다섯 팀의 말을 한데 모았다. 이들은 일과 삶을 같이 즐기고 싶어 하고, 소규모 예산의 현실 속에 씨름한다. 상황과 처지가 같기에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같은 세대 신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함께 걷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는 대학 시절부터 걷는 것을 좋아했다. 아마도 도시와 관련된 역사와 인문학 수업으로 서울 동네 답사를 다닐 때부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부터 볕이 좋은 날, 틈이 생기는 날이면 함께 산책하며 도시 구석구석을 관찰하곤 했다. 가려지고 덧대어진 것을 발견하고, 무심코 지나치던 많은 것을 다시 보는 것을 좋아한다. 재밌고 신선한 것들은 사진으로 기록해두는데, 나중에 들춰보며 도무지 무엇을 남기고 싶었는지 모르는 것들과 그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풍경에 즐거워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우리가 경험하는 풍경들 속에 우리 흔적을 어떤 식으로든 남겨보자고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