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인사의 입에서 “요즘 ‘공공’이란 말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그게 무슨 의미인지 진짜 모르겠다”(김선정)거나, “《공공의 순간》에서 발행한 텍스트를 보면 전 도통 무슨 주장을 하는 것인지 잘 이해를 못 하겠다”(임근준)는 불평이 터져 나오는 사정은, 햇수와는 무관하게 가시적 성과물로 기억되지 못하는 공공미술 운동이 ‘운동 같지 않은’ 해프닝에 대한 회의감 때문은 아닐까. 즉 누구도 거역하기 힘든 명분(공익)에 기대어 조형적 무사안일주의에 빠졌던 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반이정, 국제작가포럼AFI 《공공의 순간》, 2006
처음 지인이 내게 이 책을 건넸을 땐 ‘요즘에도 이렇게 선동적인 제목을 쓰는구나’ 싶었다. 하지만 표지의 광장을 가득 메운 시위대1를 보곤 평소 이와 관련한 예술이론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차여서 반가웠고, 목차를 메운 작가와 필자들에서 저자의 집중력이 보였다. 온갖 사회문제에 촉을 들이대는 예술을 연구해온 이의 뜨거운 가슴을 상상하며, 시린 겨울 끝자락에 『마지막 혁명은 없다: 1980년 이후, 그 정치적 상상력의 예술』2의 저자 이솔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