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거대함 등 우리 내면의 욕망은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던 저 멀리 있다. 미끄러지고, 빠져나가고, 결국은 녹이 슬어 시든다. 영화 <철의 꿈>은 거대한 유조선을 만드는 사람들, 철을 녹이는 사람들, 사랑을 좇는 사람들을 통해 대서사와 개인의 관계를 아름답게 담아낸 영화다. 건축가 김광수와 영화감독 박경근은 조선소와 제철소의 압도적인 규모에서 느껴지는 강박과 공포 그리고 매혹에 대해, 그리고 그 어떤 것을 염원하고 정성을 다하는 것에 대해, 그 만날 수 없음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눴다.
시리아는 3년째 내전 중이다. 중동에서 일어난 ‘아랍의 봄’으로 촉발되어 민주화 운동과 종교 전쟁으로 확대되며 해결점 없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EBS 국제다큐영화제(EIDF)에서 대상을 받은 <홈스는 불타고 있다Return to Homs>(2013)는 2011년 8월부터 2013년 8월까지 시리아 내전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주인공은 국가대표 골키퍼 출신인 19세의 바셋 살룻. 그는 고향 홈스의 민주화 투쟁이 정부군에 의해 무력 진압되자 친구들과 총을 들었다. 이 영화는 바셋을 따라가며 참혹한 시리아 내전의 한복판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아랍의 봄’을 다룬 그 어떤 다큐멘터리 보다 강력한 힘을 가진 이유는 현실의 나열이 아니라 뚜렷한 서사를 발견해 재창조했기 때문이다. 영화제를 위해 서울을 찾은 탈랄 덜키 감독을 정재은 감독이 인터뷰했다.
편의점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지배적인 양태나 전반적인 추이를 보여주는 ‘소우주’다. 25,000여 개가 성업 중이며 인구 2,000명 당 한 개 꼴이다. 당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작은 점포 역할에서 금융, 치안 등 공적 영역으로 영토 확장 중이다. 또한 일상의 중심이자 사회 부조리함의 단면이기도 하다. 최근 『편의점 사회학』을 출간한 사회학자 전상인을 인터뷰하고, 편의점이 주 무대인 김경묵 감독의 신작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를 소개한다. 한국 사회에서 편의점이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편의점은 오늘날 한국 사회의 지배적인 양태나 전반적인 추이를 보여주는 ‘소우주’다. 25,000여 개가 성업 중이며 인구 2,000명 당 한 개 꼴이다. 당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작은 점포 역할에서 금융, 치안 등 공적 영역으로 영토 확장 중이다. 또한 일상의 중심이자 사회 부조리함의 단면이기도 하다. 최근 『편의점 사회학』을 출간한 사회학자 전상인을 인터뷰하고, 편의점이 주 무대인 김경묵 감독의 신작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를 소개한다. 한국 사회에서 편의점이 말하는 것은 무엇일까.
“친구들이 ‘굿 보러 가자’고 해서 따라갔더니 활동사진을 상영하고 있었다.” – 화가 천경자, 1930년대
재난 이후 : 동일본 대지진과 일본 영화의 질문 자연적, 사회적 재난의 파고가 높은 시대, ‘수퍼 스톰’ 샌디가 미국 맨해튼과 월스트리트를 강타하고 전기와 인터넷을 끊어버린다. 트위터의 새처럼 지저귀면서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을 살던 사람들은 재난의 고독에 빠진다. 페이스북에서 사회적 네트워크를 만들던 사람들은 이 자연의 재난 앞에서 다시 아날로그라는 원치 않는 상황에 처한다. 우리는 이미 재난 이후, 즉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상상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