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바야흐로 코로나 팬데믹 시절 2년 차의 한중간, 우리는 모두 ‘여행’에 목말라 있었다.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가던 겨울에 시작된 코로나19는 언제나 당연히 열려 있던 세계의 문을 모두 닫게 만들었고, 우리는 집안에 갇혀 배달 음식들로 연명하며 2년을 보냈다. 2023년 5월말 공식적인 엔데믹을 맞았다. 그런데 세계는 2022년 여름부터 사실상 엔데믹이었고, ‘취향거처: 다름의 여행’도 그때 이미 공모전 세팅을 마쳤다. 그만큼 지긋지긋한 방구석을 떠나고 싶은 기운이 주위를 꽉 채우고 있었다. 참다못한 사람들은 그해 겨울부터 이미 앞다퉈 여행을 떠났다. 비행기표 값이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고, 모처럼 맛보는 이국의 풍경과 공기에 한껏 취해 돌아왔다. 그러기를 몇 개월, 해외여행의 열기는 (적어도 내 주변에서는) 금세 잦아들었다. 복합적으로 엮인 직접적인 요인들과는 별개로, 코로나 시절 반사적으로 급증했던 국내 여행의 경험이 기존 여행의 어떤 부분을 바꿔놓은 것 같다. 그 변화의 배경도 당연히 복합적일 것이다.
여행은 건축가에게 성찰의 기회다. 더군다나 낯선 곳에서의 작업이라면, 그 땅과 지역과의 교류는 더 깊고 풍부할 것이다. 건축가 김인철은 그동안 북부 히말라야 산중의 라다크와 캄보디아 바탐방, 네팔 무스탕 그리고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등지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부분 오지다. 그는 그곳에서 지역주의, 풍토주의 건축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우리 삶의 건축에 대해 질문한다. 건축이 들어서는 땅과 주변에 대한 인정, 인간적인 척도, 그곳에서 쉽게 구하는 자연적인 재료, 수공에 의한 소박한 시공, 지역의 전통과 문화를 수용한 형태가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