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적 주거 공동체》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두 달간 열렸다. 2만 명의 관람객을 맞은 이 전시는 순백의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9개의 제안을 담았다. 한번은 생각해봄 직한 현실적인 제안부터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제안까지 그 스펙트럼도 다양했다. 하지만 주거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완성도가 부족했고 상징적 작업으로써도 충분히 아름답지 못했다. 이 전시를 통해 큐레이팅 팀과 참여 건축가들은 무엇을 하려 했고, 무엇을 얻었을까? 이 시대의 주거 공간에 대한 강력한 주장은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가졌을까? 전시를 마무리하고 참여건축가와 큐레이터가 라운드어바웃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나눴다.1
시나리오: 신승수·유승종 공간의 공유는 결국 사용상의 공유를 잉태합니다. 저희는 소유하고 있는 공간 중 일부를 나누어 또 다른 1/n을 토해내는 방식을 뒤집어, 이제는 공간 자체가 창출하는 사용가치의 곱셈이 되는 장치(device)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파트, 공동주택에서 집합주택으로 최근 몇 년 새 아파트로 대표되는 공동주택에 관한 글들이 쏟아져 나온다. 『아파트』, 『아파트 한국사회』, 『콘크리트 유토피아』, 『아파트 게임』 등. 반백 년 아파트 생활을 두고 벌어지는 사회적, 문화적 분석과 비평의 시선이 새롭다. 이제 아파트는 공동주택의 한 가지 유형을 넘어서 우리 삶을 구성하고 구조화하는 하나의 문화적 정체성이 된 것 같다.
1, 2인 주거가 급증하는 도시를 중심으로 공유주택, 주택협동조합, 쉐어하우스와 같은 공유가치를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되살아나고 있다. 자본에 의해 제공되는 일률적인 주거공간보다는 지역을 중심으로 스스로 주변 사람과 힘을 모아 작은 공동체를 꾸려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나 학계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주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시행하고, 설계하는 3인이 모여, 각자 자신의 현재 관심사에서 출발하여 공유가치를 확장하기 위한 연대와 협력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