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공공성 확보’ 실패기
이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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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나는 공공적인 성격의 전시를 몇 번 만들어 봤는데 두 번 모두 좋지 않은 경험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글은 실패담이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2010년에 서울시 주관으로 열렸던 제1회 《서울사진축제》였다. 우선 내가 이 축제의 총감독이 된 것부터가 잘못된 일이었다. ‘축제祝祭’란 일상의 속박을 풀어놓고 신명 나게 놀며 즐기는 곳이다. 막걸리와 빈대떡이 있어야 축제다. 그런 축제는 해당 기획자가 맡아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나는 신명도 막걸리도 빈대떡도 별로 즐기지 않는 성격이다. 나에게 신명이란 방안에 혼자 틀어박혀 좋아하는 전위음악이나 헤비메탈을 듣는 것이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을 딱 질색으로 싫어하는 나에게 축제의 기획을 맡긴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그 일이 맡겨진 것은 순전히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었다. 즉 사진계 내부에서 누가 누구를 밀고, 누구는 누구를 반대하는 정치적 관계 때문에 나에게 그 일이 맡겨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