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이 꼭 필요할까? 반갑습니다. 오늘 있었던 일화로 시작해보죠. 오늘 점심을 일 때문에 처음 뵙는 분과 함께 했습니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식사를 시작했는데, 인사 나눈 지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그분이 저에게 ‘수도사 같은 느낌이 난다’ 하시는 거예요. 나의 어디에서 그런 분위기가 난다는 걸까, 이게 칭찬일까 무엇일까 등 알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누군가에게 저는 자유로운 사람이 아니라 허벅지를 찔러가면서 고통스럽게 참고 사는 사람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삼스레 세상의 양면성을 떠올렸습니다. 오늘 나누게 될 이야기도 세상만사의 양면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 강연은 『현대사회학이론: 패러다임적 구도와 전환』(다산출판사, 2013)의 저자 중 한 명인 김홍중 교수의 논문 「후기 근대적 전환」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강연: 2014년 6월 11일)
우리의 주거 공간은 4인 가족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 바깥으로는 철저하게 닫힌 내부 지향적 구조다. 1인 가구의 주거는 이것보다 심한 단절을 겪고 있다. 사회적 분리는 물론, 공간도 허술하다 보니 사적영역과 공적영역을 넘나드는 경험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1인 가구가 급속하게 늘고 있지만, 이미 심화된 공간의 자본화로 마땅히 살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대안으로 공유지를 갖는 ‘혼자 사는 우리 집’이 등장하고 있다. ‘통의동집’ 거주자인 건축가 조재원이 사회학자 노명우를 인터뷰하고, 사회학자 조은이 청년이 가져야만 하는 공유지에 대한 칼럼을 썼다.
공간은 가난한 삶을 가장 강하게 구조화, 재구조화한다. 빈곤층의 아이들은 그 공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찍 가출하고, 일찍 동거한다. 그리고 가난은 재생산된다. <건축신문> 4호에서는 지난 25년간 사당동 재개발 지역에서 만난 가족의 삶을 통해 우리 사회의 공간의 빈곤성을 주목해온 사회학자 조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았다. 이어서 김홍중 교수가 사회학자로서 조은의 소명의식을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