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서울시립미술관은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를 개최한다.1 이번에 총연출을 맡은 예술감독은 <독일로 간 사람들>, <신도안>의 작가이자 <파란만장>, <만신>의 영화감독 박찬경이다. 억압된 한국현대사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작가로서 박찬경은 다양한 아카이브를 활용, 미디어를 작품세계에 끌어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계획하고 있는 <미디어시티서울> 2014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비엔날레, 불평과 불만의 영토 올해도 어김없이 비엔날레에 대한 비평과 비판이 쏟아졌다. 나 역시 지난 10여 년 동안 비엔날레를 보고 나면 좋은 점보다는 나쁜 점을 더 많이 이야기했던 것 같다. 마치 ‘투견꾼’처럼 비엔날레들이 서로 경쟁하고 비교하는 것을 지켜봤다. 돌이켜 보면 마시밀리아노 지오니 Massimiliano Gioni가 감독을 맡았던 2010년 광주비엔날레만 예외였을 뿐, 대부분의 비엔날레들은 개막하기가 무섭게 욕을 먹었다. 내가 기억하는 한, 가장 욕을 많이 먹은 비엔날레는 개막까지 작품 설치가 끝나지 않았던 2002년 광주비엔날레였다. 예술성의 높음과 낮음을 떠나 대규모 국제 행사를 책임지는 예술감독이 기본적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단일 감독이면 전시의 스펙트럼이 좁다고, 또 공동 감독제면 산만하다고 지적한다. 전시 주제가 명확하면 너무 쉽다고, 그 반대의 경우면 모호하다고 비판한다. 비엔날레 전시장 역시 넓으면 넓다고 또 좁으면 좁다고, 전시 예산도 많으면 많은 대로 또 적으면 적은 대로 불만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