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이 된 난민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은 지난 60년간 끊임없이 누군가를 간첩으로 지목하고, 간첩으로 자백하게 만들고, 간첩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자신들이 존재해야 하는 정당성을 만들어왔다. <자백>의 영어 타이틀인 ‘스파이 네이션’(Spy Nation)은 이 국가가 계속해서 누군가를 간첩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을, 또한 간첩을 만들어내야만 유지될 수밖에 없는 국가라는 것을 담아내려 한 것이리라. 유우성 씨도 그렇게 ‘간첩’이 되었다.
들어가며 일본사회는 현재 역사수정주의와 배외주의로 완전히 뒤덮여버린 듯하다. 재일조선인을 비롯한 소수자들이 당면한 위기는 점점 더 심화되어간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일본사회가 현재 상황에 이르게 된 원인을 생각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중기적·단기적인 세 가지 층위에서 고찰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