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숙희 마지막 회차의 토론을 시작하겠다. 지난 시간에 이어 산업자산을 조명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산업자산은 건축과 사회의 변화를 가장 잘 드러내는 사이트라고 생각한다. 문화비축기지는 석유라는 자원을 담는 그릇이었고 쓰임을 다한 뒤 새로이 활용하는 제안으로써 탄생했고, 성수연방은 민간이 부동산적 가치를 재해석해 (사용기한이 더 있지만) 리모델링을 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먼저 허서구 소장에게 리모델링의 배경, 즉 구조물의 쓰임이 실제로 다했는지를 묻고 싶다.
공공일호 조재원 2000년 샘터사에 입사한 박은숙 경영이사가 ‘앞으로 건물을 손볼 일이 계속해서 생길 텐데 원형의 모습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료가 필요하다’라는 생각에 하나둘씩 모은 자료가 기존 건물에 대한 자료로 거의 유일했다. 그 속에는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받은 청사진 도면을 비롯해 임대인과의 계약, 그동안의 다양한 규모의 개보수 공사 발주서 등이 있었다. 우리는 자료 꾸러미 일체를 넘겨받아 연대기를 파악하고 공란을 추적하며 건물의 변천사를 정리해나갔다.
공공일호 조재원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가장 크게 든 감정은 일종의 두려움이었다. ‘한국 근대건축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김수근 선생의 작업을 고치는 역할을 맡았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바꿔야 할지 가구만 새로 넣는 식으로 최소한으로 손대야 할지 건축가로서 내 위치를 어디에 두느냐를 놓고 고민이 컸다. 결론은 ‘어떻게 계획할까’라는 질문보다 ‘어디에서 시작할까’라는 질문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질문의 방향을 바꾼 뒤로는 어렵지 않았다.
구산동도서관마을 최재원 연면적이 설계 계약 당시에는 1,876㎡이었는데1 준공 당시에는 2,550.25㎡로 늘었다. 건물끼리 연결하는 디자인 영향도 있지만 최초로 연면적을 산정할 때 발코니 면적을 누락한 탓이다. 그 값이 더해지면서 설계 업무량도 늘어났다. 현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측량 데이터가 있어야 건축가는 합리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이와 같은 운영적인 측면은 보완이 필요하다.
공공일호 조재원 ‘스페이스에서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라고 소개한 것처럼 한 회사의 사옥을 플랫폼으로 바꾸는 일이었다. 샘터사옥의 역사적·건축적 맥락을 이어가며 동시에 플랫폼으로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고민했다.
공공일호 조재원 2017년 6월 17일 샘터사 김성구 대표의 인터뷰 글로 ‘샘터사옥이 그 가치를 존중해 줄 매수자를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요지의 기사가 보도됐다. 평소 미래세대를 위한 실험 공간에 관심이 있던 클라이언트는 기사를 읽고 ‘이를 기회로 삼아 가치 있는 건물에 혁신적인 테넌트를 더해 공간을 새롭게 바꾸는 프로젝트를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한다.
마포석유비축기지 내 비빌기지는 한동안 격랑에 휩싸였다. 사용자 주도의 생활밀착형 비빌기지가 ‘불법 점유’를 이유로 서울시로부터 퇴거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비빌기지는 비공식적인 공간이 맞다. 그래서 마포구, 서울시 등의 행정과 공식화를 도모했으나 실패했다. 하지만 자발적 실험과 공식 논의는 진행 중이다. 비빌기지의 내일을 위해 이곳을 함께 운영하는 안연정 대표와 비빌기지를 설계한 홍윤주 건축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또한 해외에 참조 모델은 없는지 영국에 있는 최영숙 연구자를 통해 영국의 도시재생 사회적기업 지원 및 활용의 구체적인 현황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