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 환대의 불가능성과 윤리
김장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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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라진 노숙자와, 노숙자를 찾는 작가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2011년 어느 날 나는 우연히 사진과 더불어 실린 짧은 기사를 보았다. 서울역 구름다리가 있는 곳에 관리인들이 화분을 놓았고 노숙자가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사진은 밥그릇 모양의 화분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서울역 주변의 어느 빈 공간을 보여주고 있었다. 강력한 서울역 노숙자 퇴거 조치 이후에 시행된 추가 조치에 대한 기사였지만, 나는 이제 꽃이 사람을 추방시킬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집이 없는 자들에게 ‘꽃’으로 그들의 장소를 지워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