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Ⅰ. 난민이란? ① 난민의 역사적 배경 난민의 기원을 역사 속에서 찾는다면,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난민은 언제나 있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쟁, 자연재해, 인종이나 종교로 인한 차별과 박해, 경제적 빈곤 때문에 자신의 거주지를 떠나 다른 지역에 정착하여 일신의 안전을 도모하는 이주는 매우 자연스러운 형태의 이동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근대적인 형태의 국민국가(nation-state), 즉 고정적이고 배타적인 성격의 국민·주권·영토의 세 요소에 의한 국가 형태가 자리 잡은 이후 인류의 이동은 국가에 의해 제한되기 시작했으며, 국가적 실패(state failure)의 결과로 자신의 국적을 포기하고 외국으로 이주하는 난민은 국제체계의 질서를 흔드는 위협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에 따라 이러한 특정한 형태의 이주민들을 ‘난민’(refugee)으로 규정하기 시작했으며 국제적인 보호 또는 통제의 대상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간첩이 된 난민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내용이다.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은 지난 60년간 끊임없이 누군가를 간첩으로 지목하고, 간첩으로 자백하게 만들고, 간첩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자신들이 존재해야 하는 정당성을 만들어왔다. <자백>의 영어 타이틀인 ‘스파이 네이션’(Spy Nation)은 이 국가가 계속해서 누군가를 간첩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을, 또한 간첩을 만들어내야만 유지될 수밖에 없는 국가라는 것을 담아내려 한 것이리라. 유우성 씨도 그렇게 ‘간첩’이 되었다.
떠난 집과 머무는 집 사람들은 인생에 한 번, 혹은 수십 번 사는 곳을 옮긴다. 이사하는 곳은 옆동네일 수도 있고, 농촌에서 도시,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하는 것처럼 자연환경이나 먹고 사는 방식이 전혀 다른 장소일 수도 있다. 어떤 이들은 언어나 의식주가 다른 나라로 이주하기 위해 국경을 넘는다. 이런 점에서 우리 모두는 ‘이주자’다. 우리는 떠난 집을 고향 또는 정든 곳, 또는 모국이라 부른다. 인생, 가족, 살림살이, 감정, 스토리 등이 담긴 어떤 장소를 떠나면 우리는 그곳을 그리워하거나 돌아갈 안식처로 기억하기도 한다. 그러나 떠나온 곳만큼 새롭게 정주하는 곳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있기에 사람들은 집을 떠난다. 삶을 안착시키고 안정화하는 데 필요한 제1의 공간은 물리적 형태의 ‘집’이다. 어떤 집에 살 수 있고, 살 만한가에 따라 사회적 신분이 결정되고 그들의 인간적 권리와 향유할 수 있는 혜택이 구체화된다. 당연히 부와 계급은 집의 형태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모든 이에게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자격이 있기에 모든 사회는 주거와 거주의 안정성을 보장할 의무를 진다. 그만큼 집은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인권의 영역이다. 그렇다면 국경을 넘어 한국으로 오는 이주자가 한국에 머무는 집은 어떠한가? 이들은 자신들이 떠나온 집과 한국에서 머무는 집 사이에서 어떤 장소성을 경험하고 있을까? 한국 사회는 외국인 이주자라는 법적 신분을 가진 사람들에게 어떤 공간을 집으로 제공하고 있을까?
대한민국 국민을 가까운 미래의 난민으로 상상해 시스템의 균형을 감지하고 선택하게 하는 참여형 프로젝트로, 2014년부터 지속하고 있는 ‘판매’ ‘대표’ ‘협상’ 시리즈를 영상으로 편집해 상영했다.
전세계적으로 난민의 숫자가 급격히 늘고 있고, 생각지도 못한 유형의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 사회적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난민과 관련된 문제들을 포괄하고 포용하는 제도나 대책이 미흡하다. 난민 운동가인 난민인권센터의 김성인 국장 인터뷰와 성공회대학교 조효제 교수의 컬럼을 통해 난민과 인권 문제의 현재와 대안을 살펴본다.
전세계적으로 난민의 숫자가 급격히 늘고 있고, 생각지도 못한 유형의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 사회적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난민과 관련된 문제들을 포괄하고 포용하는 제도나 대책이 미흡하다. 난민 운동가인 난민인권센터의 김성인 국장 인터뷰와 성공회대학교 조효제 교수의 컬럼을 통해 난민과 인권 문제의 현재와 대안을 살펴본다.
예상보다 많은 우리 안의 난민 2008년 가을, 필자가 속해 있는 성공회대학교의 대학원 아시아비정부기구학 전공 교수들은 특별한 입학심사회의를 개최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온 난민인 욤비 토나 씨가 입학지원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원래 아시아비정부기구학은 주로 아시아의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입학해서 공부하는 석사 과정인데, 아프리카 출신의 지원자를 합격시키는 것이 괜찮은가가 문제의 핵심이었다. 뛰어난 자기소개서와 연구계획서를 제출한 욤비 씨는 비非아시아 출신을 선발하지 않는다는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합격을 했고, 2009년 봄학기부터 함께 공부해서 우수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광주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욤비 씨는 2008년 2월에 난민 인정을 받은 이후 언론에도 자주 소개되어서 어떻게 보면 유명인이 된 측면도 있다. 제자이면서 교수가 된 그가 너무도 자랑스럽지만, 사실 그가 자랑스러운 진짜 이유는 성공한 난민이어서가 아니라 지금도 난민들의 권리를 위해 불철주야 뛰어다니고 있는 인권운동가이기 때문이다. 그의 활동은 ‘한국에도 난민이 있어?’라는 질문이 사라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최제광 중앙대학교 건축학과김진관 중앙대학교 건축학과박수진 중앙대학교 건축학과
한국에서는 덜 느껴지겠지만, 노르웨이에서 살면서 계속 느끼는 것은, 요즘 ‘난민’이라는 단어가 전 사회에 하나의 핵심어가 됐다는 것이다. 일면으로는 다소 놀라운 일이기도 하다. 비록 유럽을 향한 작년의 피난민 행렬은 역사적으로 그 전례를 찾기가 힘들 정도이긴 했지만, 유럽연합 전체의 인구에 비해서 피난민 수가 그렇게까지 압도적이지는 않았다. 2015년에 피난민 지위를 유럽연합에 신청한 비非유럽연합 출신들은 약 120만 명에 달했지만, 이는 유럽연합의 총인구 (약 5억 명)의 0.2%에 불과하다. 즉, 신청자 모두에게 설령 체류 허가를 주어도 유럽연합의 인구 구성은 본질상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일면으로는, 숫자 그 자체를 넘어서 이번의 ‘피난민 위기’는 후기 자본주의 체제의 어떤 심각한 약점들을 노출했음이 틀림없다. 결국 이런 ‘약점의 노출’이야말로 숫자와 비교해 훨씬 더 과민한 이번 사태에 대한 유럽 주류의 반응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건물 대신 분위기가 공간을 만들고, 이야기 할 수 있게 궁리하는 건축가를 만났다. 건축가 최장원의 진지한 고민과 다양한 시도들은 우리 모두에게 잠재되어 있는 공간에 대한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그가 던지는 질문들은 공간 사용자의 내면과 공간을 매칭시켜 사용자가 건축가이자 디자이너가 되는 순간을 발견하게 한다. 질문생산자로서 건축가 최장원이 던지는 질문들을 곱씹으며 건축의 경계를, 건축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