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으로 자본을 의식하는가
홍기빈, 김희진
12,789자 / 25분 / 도판 1장
대담
학제간 대화는 쉽지 않다. 문화예술인과 경제학자의 대화는 특히 그렇다. 문과와 이과라는 생리적 이질감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사회적인 지식 권력의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수학언어로 무장하고 정책수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경제학의 위상과 산업경제 지표에서 미비한 입지를 차지하는 (순수) 문화예술인들의 경제위상이 그 불균형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대화의 난망함을 줄여보려는 노력에서 학제간 대화는 결국 어느 한쪽의 지식 패러다임에 무게중심을 두고 진행되기 마련이다. 문화예술과 경제 간의 대화는 따라서 십중팔구 미술시장, 작품(상품)가, 문화마케팅의 성과, 옥션시장 현황, 창작노동, 불공정 거래와 계약 등에 대한 자본주의 경제체제 프레임 안을 맴돌곤 한다. 대화가 좀 진일보하면, 피상적인 자본주의 비판, 현실경제 현장의 부정부패 토로를 거쳐 반자본주의에 의기투합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다음 옵션이다. 본 대화는 문화와 경제 간의 불편한 동거나 학제간 비대칭성을 넘어서서, 자본의 문화와 삶, 인간적 경제라는 공동과제를 풀고싶은 사람들이 시작하는 대화의 도입부이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