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노숙자와, 노숙자를 찾는 작가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2011년 어느 날 나는 우연히 사진과 더불어 실린 짧은 기사를 보았다. 서울역 구름다리가 있는 곳에 관리인들이 화분을 놓았고 노숙자가 사라졌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사진은 밥그릇 모양의 화분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서울역 주변의 어느 빈 공간을 보여주고 있었다. 강력한 서울역 노숙자 퇴거 조치 이후에 시행된 추가 조치에 대한 기사였지만, 나는 이제 꽃이 사람을 추방시킬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집이 없는 자들에게 ‘꽃’으로 그들의 장소를 지워버렸다.
최근 많은 미술관이 건축과 디자인 전시를 가진다. 관해서 강조하는 융복합의 유행과 어느 정도 맞물려 있기도 하지만, 최근의 지식생산 체계 변화와 삶의 조건들이 변화하는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요 미술관 큐레이터들과 건축 전시 성황의 이유와 앞으로의 전망을 이야기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