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과 표정
김민지
3,911자 / 8분 / 도판 3장
에세이
1
건축 준공 사진 속 공간은 대개 일상이 들어오기 전의 말끔한 상태다. 그러나 그 완벽하고 고요한 무균의 상태는 다시 오지 않을 찰나에 불과하다. 결국 누군가의 자잘한 물건들과 사건들로 채워진다. 벽과 바닥과 천장이 만나 이루는 텅 빈 물리적 공간은 상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그 자체로는 아무 일도 일으키지 못한다. 사물들이 놓이고, 관계를 이루고 나서야 공간은 비로소 용도를 얻고 고유한 얼굴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