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나는 김용익 작가와의 페이스 북 논쟁을 통해 굿즈에 대한 생각을 표명한 바 있으며, 이는 김용익 작가가 ‘크리틱-칼’에 기고한 글4 남대문 시장 등에서 자주 보듯, 판매자는 사람들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창의적이고 흥미로운 퍼포먼스를 행하며, 가격표가 붙어있지 않기에 유희적 흥정에 따라 가격이 바뀔 수도, 심지어 덤을 끼워 받을 수도 있다. 내게, 굿-즈는 장터가 지닌 이러한 수행적 가능성들을 여실없이 보여주었던 미술 현장이었다. 참여한 작가들 뿐 아니라, 작품을 사려고, 그냥 구경하려고, 혹은 지인을 만나 즐기려고 모인 사람들이 함께 일구어낸 장터의 흥겨움이 넘쳐났다. 지키미의 눈치를 보며 숨죽여 작품을 관람하고, 비싼 작품을 구매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주눅들게 만드는 화랑 같은 제도적 공간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광경이었다.
신제현 작가는 사회적 장소 내 사각지대를 찾아 그곳에 예술의 둥지를 트고, 새로운 빈틈을 노린다. 최근 테이크아웃드로잉에서 했던 철거용역을 관객으로 한 공연처럼 상황을 역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김남시와는 《리얼 디엠지DMZ 프로젝트》에서 작가와 기획자로 만나고 있는데, 이들은 철원보다도 밀양, 4대강, 강정, 광화문이 ‘디엠지적 공간’이라는 데 공감하며, 첨예한 대립이 존재하는 장소에서 사회적 작업이 갖는 고민과 입장을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