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일상에 질문을 던질 때
구민자 × 이경희
6,818자 / 14분 / 도판 2장
인터뷰
전시장에 갈 땐 으레 다음의 경험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이전에 느끼지 못한 더한 자극을 받거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탄과 함께 영감을 얻거나. 작가 구민자의 작업은 공교롭게도 위와 같은 기대를 충족시켜주진 않는다. 하지만 그 평범해 보이는 상황이나 덤덤한 행위를 따라가다 보면 방관자였던 관람자는 어느새 작업 속 작가의 자리에 앉아 작가가 만들어놓은 세상 안에서 문답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것이 좋은 예술이라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즉각적인 자극에 수없이 노출되어 무감한 이들에게 필요한 예술가는 서두름 없이 나와 내 주변 사이를 오가며 끊임없이 질문과 대답하기를 유도하는 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