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채널 비디오, 11분 44초, 2012 균열된 현판과 광장 경찰, 의경, 자동차 등 모든 이질적인 것들이 공존한다. 사진을 찍어 이어붙인 이 영상에서는 현실 광화문을 탈각시키고 부유하는 것들의 흐름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소급하는 곳이 광화문 현판과 뒷산이다. 3년 6개월의 복원공사를 끝내고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광화문은 석 달이 채 안되어 현판에 균열이 생겼다. 그 해 말 완공예정이었던 복원사업은 G20과 광복절 같은 큰 행사에 의해 앞당겨졌던 것이다. 이 모든 사회적 현상들이 이 장소를 새롭게 의미화 하였다. 1인칭 시점으로 광장을 누비며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실존적 드라마의 현장감을 나타내고 싶다. 일련의 이러한 변화하는 역사 속 공간들이 나의 감각을 자극하며, 그것들은 새로운 미디어 체험와 함께 잠재성의 공간을 나의 의식으로 까지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기회를 가져다준다.
광화문을 바쁘게 지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보통 어떤 표정도 읽히지 않는다. 기쁨이나 슬픔 등의 감정을 드러낼 틈 없이 하루하루 생존하기에도 바쁜 곳이 서울이다. 높은 실업률과 비정규직 비율, 직장인과 취업준비생들 모두 ‘불안’이라는 단어와 함께 산다. 높은 강도의 노동을 서로에게 요구하며, 모두가 지쳐있음을 확인하는 재미로 사는 도시. 그러나 이런 여유 없는 삶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서울을 떠나지 못한다. 왜냐하면 서울에는 일자리가 있고, 거의 모든 문화 기반이 몰려 있으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을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