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의 사회적 현실 공동주택은 서울에서는 이미 80%가 넘는 주택 유형으로 공동주택에서 살지 않는 사람을 주변에서 찾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많은 사람이 공동주택에서 살고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공동주택에 대한 개념이나 이웃에 대한 의미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한 건물에 살고 있지만 함께 사는 공동주택이라는 생각에서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물리적으로는 옆집이지만 전혀 대면이 없거나 관계를 맺지 않는다면 함께 산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개별 주택에서 원하는 프라이버시는 점점 강화되고, 함께 사는 공동주택에서의 공동체성은 우리 삶에서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협력적 주거 공동체》 전시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두 달간 열렸다. 2만 명의 관람객을 맞은 이 전시는 순백의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9개의 제안을 담았다. 한번은 생각해봄 직한 현실적인 제안부터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제안까지 그 스펙트럼도 다양했다. 하지만 주거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바라는 사람에게는 완성도가 부족했고 상징적 작업으로써도 충분히 아름답지 못했다. 이 전시를 통해 큐레이팅 팀과 참여 건축가들은 무엇을 하려 했고, 무엇을 얻었을까? 이 시대의 주거 공간에 대한 강력한 주장은 어느 정도의 설득력을 가졌을까? 전시를 마무리하고 참여건축가와 큐레이터가 라운드어바웃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나눴다.1
아파트, 공동주택에서 집합주택으로 최근 몇 년 새 아파트로 대표되는 공동주택에 관한 글들이 쏟아져 나온다. 『아파트』, 『아파트 한국사회』, 『콘크리트 유토피아』, 『아파트 게임』 등. 반백 년 아파트 생활을 두고 벌어지는 사회적, 문화적 분석과 비평의 시선이 새롭다. 이제 아파트는 공동주택의 한 가지 유형을 넘어서 우리 삶을 구성하고 구조화하는 하나의 문화적 정체성이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