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공간에서 나 자신의 신체는 어떻게 모습을 드러내는가. 그리고 그 신체는 어떻게 신자유주의와 가부장제 자본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주체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인가. 누구의 소유물도 아닌 이 땅은 그 신체의 면적이나 생활 공간에 의해 점거될 수밖에 없다. 홈리스는 도로에서 지낸다. 살아있는 신체를 존재시키기 위해 그들은 그곳을 점하고 있다. 생존 앞에서 공과 사를 나누는 것은 사실상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홈리스는 ‘공공장소 점거’라는 이유로 생존에서도 배제 대상이 된다. 배제나 비판이 없는, 담보된 개별 존재의 생활공간은 권위를 띠고 있어서, 사람들은 그곳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쉬는가 하는 것에 스스로를 묶는 힘도 있다고 기대한다. 사적 영역으로 여겨지는 공간도 문화나 테크놀로지 같은 정치권력에 의해 구성되고, 다양한 생활을 하면서 내면화, 신체화되어, 동일화되는 것이다.
서울시의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계획이 발표된 이후, 다수의 전문가는 그 ‘빠른’ 속도에 대해 비판적 발언을 이어왔다. ‘무엇을’ 만드는 것보다 ‘어떻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느린 공론화’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배정한 서울대학교 교수는 하이라인의 설계자인 조경가 제임스 코너의 말을 빌려, “서울역 고가 고유의 맥락에 대한 사려 깊은 존중이 필요”하다며 보존할 가치가 있는지, 있다면 어떠한 재생 방법이 보다 효과적인지, 그리고 지금 시기가 적절한지 등에 대해 치열한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