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시각물의 결합은 단순히 3D와 2D의 표현법이나 구축되는 형태가 아니라 경험이라는 행위 안에서 상호작용이 일어나야 한다. 이러한 공감각적 경험은 형태와 기능 사이의 관계에서 얻는다. 그로부터 시작된 고민을 풀어내듯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의 “Form follows function.”과 시각디자이너 폴 랜드의 “Design is a relationship between form and content.”란 두 문장에서부터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고민하면서 그 결과물로 폼앤펑션이란 사명을 풀어냈다.
등장하는 건축가들을 만나며 이 세대를 지칭하는 다른 수식어, ‘젊은(젊음)’을 되새긴다. 이 표현을 향한 여러 갈래의 의문, 해석, 비평, 비판이 다양한 지면을 통해 지속되었으므로 굳이 다시 꺼낼 필요는 없을 것이나, 시즌마다 도돌이표처럼 자꾸만 되돌아오는 이 모호한 수식을 곱씹어보게 된다. 그리고 만남을 거듭할 때마다 그 의미는 미묘하게 변주된다.
정림학생건축상 2023 ‘취향거처, 다름의 여행’ 연계 포럼 첫 번째 주제는 ‘한국적 현상으로서의 스테이’다. 고영성, 이성범(포머티브), 박지현, 조성학(비유에스), 최재영(더퍼스트펭귄), 노경록, 박중현(지랩)까지 네 팀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스테이 작업을 통해 스테이 설계의 주안점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모더레이터 임태병(문도호제 대표)의 진행으로 취향이 머무는 집, 스테이가 갖는 다양한 건축적 가능성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지랩은 올해로 10년 된 회사입니다. 지금까지 했던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스테이 프로젝트입니다. 지금까지 44개를 오픈했고 진행 중인 것까지 합치니까 55개째 설계하고 있습니다. 스테이라는 것이 이렇게까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단어가 될 줄은 몰랐는데, 돌이켜보니까 이렇게 한 가지에 집중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더퍼스트펭귄은 건축이라는 바운더리보다는 좀더 넓은 영역으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팀으로 이해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도 다른 팀들처럼 스테이 프로젝트를 위한 별도의 관점이나 태도를 취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저희 스튜디오의 일관된 방법론 안에서 스테이 작업에 접근하고 있어요.
용도 초월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일단 저희는 건축에서 용도를 초월한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건축을 할 때 용도 자체에 지나치게 몰입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스테이 프로젝트에서 트렌디한 스타일링이나 인테리어는 건축주에게 의지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고영성 저희는 스테이 프로젝트만을 위한 개념을 특별히 만들어 내진 않습니다. 다만 저희 작업 전반의 주제를 네 가지 꼭지로 서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주제는 ‘드러냄의 해법’ 입니다. 건축은 결국 드러내는 것인데, 관념적으로 드러내는가 아니면 실체적으로 드러내는가에 대한 물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건축은 모형만으로도 사람들의 관념 속에서 살아 움직이면서 작동하고, 또 어떤 건축은 표면으로 잘 드러냄으로써 사람들에게 바로 인지되어 작동합니다. 이렇게 작동하지 않는 것은 건축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저희가 드러냄의 해법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일관된 독특함’이라든지 ‘비일상의 변용’이라든지 ‘시도하는 것에 집착하는 태도’를 아우르면서 건축을 하고 있습니다.
실무,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운 시간 이복기 졸업 작품 발표회 크리틱으로 만난 장영철 소장님과의 인연으로 와이즈 건축에 입사했다. 원클럽맨처럼 한 곳에서 오래 일하는 걸 꿈꿨기 때문에 와이즈 건축에서만 8년을 일했다. 그동안 포럼, 전시부터 주택, 근린생활시설, 박물관, 기업 사옥까지 다양한 규모의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실무 경험 중에서도 지금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장영철, 전숙희 소장님이 시공자 등 협업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가는지 곁에서 보고 배운 것이다. 프로젝트에서 결정을 내릴 때 그런 부분이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장 소장님은 아이디어를 키워나가는 것에 관심이 많고, 전 소장님은 매우 꼼꼼하게 풀어가는 분이다. 이처럼 두 소장님의 성향이나 관심사가 매우 다름에도 조화를 이루며 한 단계씩 일하는 법을 배웠다. 노말의 세 소장도 성향이 완전히 다르지만, 두 분에게 보고 배운 것을 토대로 서로 채워주고 맞춰가고 있다.
독립, 조금이라도 젊을 때 강우현 언젠가 건축사 자격증을 따면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해서 직접 디자인한 건물을 지어보는 게 막연한 희망 사항이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30대에는 개소하고 싶었다. 더 늦어지면 아무래도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칠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젊을 때 독립하고 싶었다. 그래서 강영진 소장이 먼저 건축사 면허를 취득한 뒤 계약된 일도, 제대로 된 사무실도 없이 개소했다.
인식(awareness) 건축의 인생은 어느 한때의 문제보다 크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업을 지속하면서 ‘무엇을’ 고민할지보다 ‘어떻게’ 고민할지가 중요해지고, 고민도 조금 선명해진다. 일상은 느리고, 일반적으로 잘 인식되지 않는다. 인간은 기억(과거)과 상상 혹은 기대(미래)로 현재를 산다. 지금, 이곳을 인식할 수 있는 공간적 장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