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저널리즘은 생기를 잃을 것이고, 건축 저널리스트는 곧 역사의 뒤편으로 퇴장할 것으로 전망되어 왔다. 이러한 격랑 속에서 『와이드AR』, 『공간』, 『다큐멘텀』 등 국내의 건축 저널은 자신만의 차별성을 유지하며 거센 바람에 맞서고 있다. 해외발 건축 프로젝트 소개 웹사이트의 붐 속에서도 종이 잡지의 생명력을 잃지 않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군분투하는 이들 매체의 편집장을 초대해 현재 건축 저널의 상황과 고민, 그리고 한국 건축을 바라보는 시선을 통해 지난 한해를 돌아봤다.
건축 저널들이 서로 비슷할 때가 있었다. 건축에 대한 내용과 접근 방식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달에 주목하는 건축가도 같고 사진과 간단한 소개까지 비슷해, “제호를 가리면 어느 매체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자조 섞인 말이 돌 정도였다. 건축가를 만나고, 사진을 찍고, 비평을 받아 매달 마감을 하지만, 동어반복 속에서 본질에는 접근을 못 할 때였다. 그 시절 작은 위안이자 가능성은 몇몇 독립 저널들에 있었다. 소수의 인원이 모여 한두 개의 주제를 깊게 파고 있는 그들은 단순한 정보 전달자의 입장 보다는, 주관적인 관점을 드러내며 생각이 같은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다. 언어, 이미지 그리고 편집 디자인으로도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대중적인 매체도 아니고 논란의 소지가 있는 기획도 있었지만, 그 ‘다름’으로 인해 충성도 높은 독자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