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점검’은 2010년 전후 무렵 젊은 건축가로 호명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중진 건축가의 심층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건축가로서의 깊이와 여유가 묻어나는 한편 여전히 치열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그때와 지금, 다가올 미래를 묻습니다. 그리고 건축가 개인의 관심사를 확장하여 건축계에 산재한 이슈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건축 저널들이 서로 비슷할 때가 있었다. 건축에 대한 내용과 접근 방식에 큰 차이가 없었다. 그달에 주목하는 건축가도 같고 사진과 간단한 소개까지 비슷해, “제호를 가리면 어느 매체인지 분간하기 어렵다”는 자조 섞인 말이 돌 정도였다. 건축가를 만나고, 사진을 찍고, 비평을 받아 매달 마감을 하지만, 동어반복 속에서 본질에는 접근을 못 할 때였다. 그 시절 작은 위안이자 가능성은 몇몇 독립 저널들에 있었다. 소수의 인원이 모여 한두 개의 주제를 깊게 파고 있는 그들은 단순한 정보 전달자의 입장 보다는, 주관적인 관점을 드러내며 생각이 같은 사람들을 모으고 있었다. 언어, 이미지 그리고 편집 디자인으로도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래서 대중적인 매체도 아니고 논란의 소지가 있는 기획도 있었지만, 그 ‘다름’으로 인해 충성도 높은 독자들을 확보할 수 있었다.
건축은 그 시대의 문화를 반영하면서 동시에 모든 것과 연관된다. 건축물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이해하기 위해 사회제도와 건축물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이해가 필요하다. 자신이 사는 시대를 긴장시키는 건축가를 기대하기 위해서 이를 위한 노력과 실현가능한 제안들이 자유롭게 발현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건축계는 이런 논의의 장조차 마련하지 못했다. 새로 창간하는 <<건축신문>>에 이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