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공동체 감이당 이끄는 고전평론가
고미숙 × 박성태
10,721자 / 20분 / 도판 3장
인터뷰
공부하는 사람들의 공동체 <감이당>은 중구 필동에 있다. 몇 발자국만 나서면 남산을 오를 수 있어, 토요일 오후면 함께 산에 오르기도 한다. 마침 인터뷰가 토요일 점심 즈음으로 잡혔다. 아니나다를까 인터뷰 장소는 식당이었다. 그날 메뉴는 짜장밥. 점심시간이 되자 하나둘씩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기숙사 식당 같은 분위기. 빈자리는 채워지고 내 옆자리에도 누군가가 앉았다. “남김없이 깨끗하게 먹고, 깨끗하게 설거지한다”는 간단한 규칙을 숙지하고 그들과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날따라 조금 짠 짜장을 남기는 것을 걱정하는 대화가 주로 오갔다. 그 걱정 사이로 고미숙 씨는 옆 사람에게 원고 코멘트를 했고, 다른 누군가의 출판기념 잔치에 대한 이야기를 건넸다. 그날 함께 밥 먹고 공부하며 우정을 쌓는 공동체의 일상을 잠시 만났다. 설거지까지 직접 하고 다시 마음 다잡고 일상 전체를 던져 온몸으로 공부하는 ‘호모 쿵푸스’들에 둘러싸여 오늘날 공부를 업으로 삼은 사람들의 공동체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